재앙 코앞인데...갈 길 먼 기후변화 대응

입력 2021-07-1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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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50% 감축...올 상반기 역대급 석유 시추
일본, 46% 감축 발표...예산 배정 미국의 10분의 1
최대 탄소 배출국 중국, 탄소중립 달성 시점 10년 늦어

▲독일 라인란트풀츠주 아르강이 폭우로 범람하면서 15일(현지시간) 인술 지방 일부 주택들이 파손된 채 물에 잠겨 있다. 인술/AP뉴시스
지구촌에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섭씨 50도를 웃도는 폭염이 북미 서부를 덮친 데 이어 서유럽에서도 100년 만에 폭우가 쏟아졌다. 빨라진 기후의 습격에 각국이 대응 목표를 공격적으로 제시했지만 현실은 지지부진하다.

전 세계적으로 ‘탈탄소’ 관심이 증가했다. 지구온난화로 이상기후 현상이 증가하면서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영향이다.

주요국들은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치를 적극적으로 내놨다.

4월 미국이 주최한 기후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수준보다 50~52%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파리기후변화협약 출범 때 버락 오바마 당시 정부가 제시한 목표(25~28% 감축)보다 두 배가량 높은 것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도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3년 대비 46% 감축하겠다고 했다.

유럽연합(EU)은 가장 파격적인 조치에 나섰다. 지난달 28일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기존 목표 40%에서 55%로 높이고 2050년 탄소중립을 법으로 명시한 기후기본법을 제정했다. 그 후속조치로 14일 12개 입법 패키지인 ‘핏 포 55(Fit for 55)’를 발표했다. 2035년부터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사실상 중단하고탄소국경세를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목표와 현실의 괴리다. 바이든 행정부는 기후변화 대응을 주요 국정 과제로 내세웠음에도 취임 후 대규모 석유 시추를 승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미 내무부는 2500건의 시추를 승인했다. 이 중 2100건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승인된 것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를 찍었던 조지 W. 부시 행정부 이래 가장 많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면서 시추 승인이 주춤했지만 다시 증가해 도널드 트럼프 전 정권의 월별 건수를 초과했다. 현재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6000건가량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AP는 추산했다.

바이든 정부가 공화당과 화석연료 업계의 압박 속에 석유 감산 의지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도 실천 의지에 의문이 제기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스가 정부가 탈탄소 정책에 10년간 2조 원의 예산을 배정했다고 보도했다. 규모를 두고 비판이 제기된다.

일본 싱크탱크인 다이이치 생명 경제연구소는 “경제 규모 차이를 고려해도 일본의 재정 지출은 미국의 10분의 1 이하에 불과하다”면서 “청사진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영국 기후변화위원회(CCC)는 정부가 기후변화 대응으로 천명한 목표에 뒤처져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2019년 관련 법을 통과시킨 첫 국가였다. 지난해에는 휘발유와 디젤 신차 판매를 2030년부터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계획에서 5년 앞당긴 것이다.

그러나 위원회는 필수 법안 지연으로 목표 달성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산화탄소 세계 최대 배출국인 중국은 목표 달성 시점조차 미국, EU보다 10년이나 늦다. 2030년 탄소배출 정점을 찍고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과학자들은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수준에서 2℃ 미만으로 억제하기 위해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국은 16일 기존 권역별 거래 방식에서 전국 통합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 운영을 시작했다. 기업들은 중국 정부로부터 각자 탄소배출권을 배정받는데 감축 노력을 통해 탄소배출권이 남은 기업은 시장에서 탄소배출권이 모자란 기업에 팔 수 있다. 우선 발전 부문 2225곳이 참여했고 향후 적용 업종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자국 탄소배출량을 공개조차 한 적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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