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준석 "리더십 위기? 문제없다…내 스타일대로 구축할 것"

입력 2021-07-15 05:00수정 2021-07-1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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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인터뷰

선거 세 번 떨어졌지만 대표 자신감
의원들 신뢰 있었다면 반발 없었을 것
'여가ㆍ통일부 폐지' 면밀히 검토
송영길 뒤통수 칠 말 많지만 안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당 대표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36세 0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거침이 없었다. 13일 1시간 동안 진행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 내내 이 대표는 각종 현안에 대해 직설법으로 요점을 분명히 밝혔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청년 정치인으로서 평범하게 살아가던 그는 대표가 되고 나서 가장 달라진 점에 대해 “정치를 모른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만큼 이 대표를 바라보는 세간의 평가가 달라졌다. 첫 번째 공약인 ‘토론배틀-나는 국민의힘 대변인이다’는 성황리에 마쳤다

자신감을 얻은 이 대표에게도 시련이 찾아왔다. 통일부 폐지 주장으로 인한 당 안팎의 공격이 시작이었다. 12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찬 회동 후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합의했다 100분 만에 번복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리더십의 위기’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이 대표는 개의치 않는 표정이다. 여가부와 통일부 폐지를 자신의 소신이며 야당 대표로서 충분히 말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송 대표와 만남 후 불거진 논란에도 “크게 문제 될 게 없다”며 “스타일대로 리더십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외부 주자들은 당으로 빨리 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늦어지면 여러 가지 리스크로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 일답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당 대표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대표가 되니깐 가장 달라진 게 뭔가.

"적어도 나한테 정치 모른다고 얘기하는 사람 없는 것 같다. 그전까지 선거에서 세 번 떨어지고 하니깐 ‘정치를 네가 할 줄 아냐’ 아니면 ‘잘하냐’ 이런 얘기가 있었는데 적어도 전당대회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으로 인해 그런 측면은 무시당하지는 않는 것 같다."

지난 한 달 대표로 지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고 하면 뭐 결국에는 ‘토론배틀’ 했을 때다."

한 달쯤 지나니깐 자신감 붙어서 송영길 대표하고도 만나고 했다.

"대표로서 공간이라는 것은 제가 만들어나가는 것에 달려있다. 예를 들어 12일 있었던 협상 같은 경우 제가 원내 의원들의 완벽한 신뢰를 받고 있었다면 전혀 반발이 있을 수 없었다. 당총재 시절 있었던 사람이라면 아무 말 안 나왔을 거다. 이게 원외 출신 당 대표라는 특수한 직이기에 앞으로 제가 만들어나가야 할 리더십의 일환이라 보고 있다."

일각에선 대표가 자신감 붙다 보니깐 리스크가 생겼다는 말도 나온다.

"원래 저에 대한 저주는 한 두 달 전부터 계속됐다. 전당대회 때부터 진중권 전 교수의 ‘곧 땅바닥에 내리꽂힐 거다’부터 해서 ‘어떻게 해주마’까지. 그다음에 지금 와서는 일주일 기분에다가 망할 것이다. 다 듣고 있다. 그런 것들 돌파하는 게 제 능력이다. 리더십이라는 건 본인 스타일 대로 구축하는 거라고 본다."

여성가족부와 통일부 폐지 주장으로도 시끄럽다. 본인의 소신인가.

"여가부 문제 같은 경우 계속 이야기했다. 당 대표가 되니 좋은 거는 여가부나 통일부 폐지 같은 것도 훨씬 세밀하게 검토해가면서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정부 부처에 대해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 야당 역할이고 입법부의 원래 역할이다. 우리가 정당 차원에서 방만한 공공영역 질타하는 건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안 한 거다."

여가부 폐지 관련해서 여당이 젠더갈등으로 연결해서 논란이다.

"그게 전형적인 구호 정치다. 여가부 만들어놓으면 여성을 위한 정권인가. 여가부 만들어놓고 여가부에서 피해호소인 하고 있으면 그걸 어떻게 봐야 하나. 그건 아주 냉정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그 구호 정치와 실제를 구분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우리 정치인들의 중요한 능력 중 하나다. 지금까지 비겁하게 구호 정치 내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야권 통합 금세 될 줄 알았는데 지금 보면 지지부진하다. 돌파구는?

"오히려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고(高) 지지율이 유지되면서 국민의힘의 ‘힘’이라는 것에 대해서 원외 주자들이 좀 주눅이 든 게 아닌가 싶다. 국민의힘이 허약해 보이면 들어가서 접수하겠다는 사람들이 나온다. 하지만 경선에 들어가 당이 중심이 된 공정한 경쟁 틀이라든지 이런 치열한 경쟁 판으로 굳혀질 것 같으면 본인들이 당에 입당하면서 무리한 요구하기도 어렵고 꽃가마를 태워달라고 하기도 어렵다. 그런 정치적 상황이 결부되는 거 아니냐. 정치 참여하고 대선 출마 의지가 있는 분들이라면 상황을 가리지 않고 본인이 정치하고 싶은 이유를 국민에게 소상히 밝히고 참여하는 게 옳다고 본다."

윤석열 전 총장 같은 경우 선뜻 들어올 것 같지 않은 분위기다.

"눈치 게임일 거라고 본다. 예를 들어 11월이라는 시한은 지금부터 엄청 길다. 그 시한 동안 저희 경선에서 어떤 흥행이 있을지 모르고 정치적 시한은 본인 짠 계획에 의해서 하겠지만 11월까지 밖에 있는 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본인 대중 지지율 어떻게 변할지 모르고 국민의힘 내 주자에 대한 관심도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 단일화는 특수상황이다. 경선은 무조건 있지만 단일화는 특수상황. 이걸 기대하는 게 약간 리스크다."

윤석열 다시 만나 얘기해 볼 생각 있나.

"지난번 모임에서 사실 많은 대화 나눴다. 의사는 많이 파악됐고 지금도 윤 전 총장 측이랑 빈번하게 소통하고 있다. 서로 의중 잘 파악하고 있는 상태라고 본다. 윤 전 총장이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계획했던 지방 행보를 하기 어려워진 상황이기에 상황에 맞춰서 윤 전 총장도 판단이 바뀌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모셨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예우를 해야 하지 않나?

"저는 그분이랑 대화할 때 어떻게 예우할까 복잡하게 얘기 안 한다. 그분하고 대화할 때 사안에 관해 얘기하고 그분도 사안에 대해 조언해주신다. 그렇다고 그분 말을 100% 따르는 것도 아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당 대표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지금 정부가 평균 논리를 주장하는데 그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보는가.

"‘경쟁이 어렵기 때문에 경쟁을 안 한다’는 결론은 되게 황당한 결론이다. 경쟁이 공정한 경쟁이 되기 위해 결과의 평등보다는 기회의 평등을 추구해야 한다. 결과의 평등이라는 건 경쟁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지점이다. 다만 기회의 평등이라는 거는 경쟁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지점이다. 우리 사회에서 비용을 투입하는 데 기회의 평등을 확립하기 위한 비용에 대해서는 저는 거의 무조건적으로 환영한다."

그래서 엘리트주의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

"엘리트주의라고 하는 거는 완벽히 엘리트라는 단어를 들을 정도면 저는 상위 1, 2% 이 정도에 진입하는 사람들이 주도하는 사회를 얘기하는 거다. 제가 말하는 기회의 평등 또는 교육에 있어서 품질 확보는 오히려 낙오되는 사람이 없게 만들자는 것에 취지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최대 다수가 경쟁에 참여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 제 취지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저는 엘리트주의라는 성격에 동의하지 않는다."

일각에서 공정과 정의라는 화두를 넘어서 시대교체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분들은) 어떤 시대 교체의 서막인지에 대해서 이해를 못 하는 것 같다. 경제적으로 조류는 사이클을 탄다.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 큰 조류의 변화를 앞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내놓는 하나의 대안이 공정한 경쟁이라는 담론이다. 저는 여당에서도 다양한 담론들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아직까지 체계화시키려는 시도는 안 보이는 것 같다. 저는 경쟁 담론의 승부를 거는 거다. 이것이 만약에 성공한다고 하면은 저는 시대 교체가 이루어질 수 있다 이렇게 본다. 공정과 정의는 그 자체로 방법론이 되기에는 너무 모호하다. 저는 그 지점에서 약간 좀 다른 정치인들과 다르게 구호에 그치지 않고 그 방법론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운동권 586세대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그들의 도덕적 우월감이 많은 적을 만들었다고 본다. 산업화에 기여했던 세대도 결국 민주화에 대한 실적을 과도하게 휘두르는 그들에게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민주화를 누리고 산 세대는 민주화에 대한 본인들의 도덕적 우월감 과시가 ‘꼰대’처럼 보이는 결과로 나타났다. 그래서 고립을 만들어냈다.”

보수의 기본 정체성이 작은 정부다. 이 대표가 생각하는 작은 정부 구상은 어떻게 되나.

"제 책에 과거에 민영화 모델이나 아니면은 민자투자 모델에 대해 지금보다 훨씬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된다라고 얘기했다. 우리나라에 국가주도개발 주체 된 기업들의 성공적인 민영화 사례같이 공존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통신사 KT, SKT, 전부 다 민영화 된 사례다. 울나라 산업화 근본 된 포스코 민영화 사례다. 대한항공 민영화 사례다. 저는 효율과 국민에게 부담이 가지 않는 지점을 같이 잘 설계하는 것, 그게 경제 운영의 기반이 되는 것이고 그게 작은 정부론 경제 쪽에도 녹아있어야 한다고 본다. 저는 그 부분을 국가의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계속 강조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저서에 기본대출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달에도 말씀하셨고. 구체적인 추진 계획은 어떻게 되나?

"기본대출은 책에 썼듯이 제 개인적인 소견이다. 결국에는 자산 불평등에 대한 해법이다. 젊은 세대가 지금 노력도 해보기 어려운 격차를 느끼는 지점은 자산 불평등이다. 윗세대와의 자산 불평등이다. 저희는 보수 정당이고 저도 (기본소득, 기본자산 등은)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이 온다. 제가 그래서 책에서 제안했던 것이 대학에 성인이 되는 순간 국민 누구나 한 국가에서 신용대출을 2천만 원 정도 받을 수 있는 부분을 보증하면 어떻겠냐는 걸 개인 차원에서 제안한 거다. 저는 이게 기본 자산제나 기본 소득세에 대한 대척점에 있을 수 있는 공약이라고 판단한다."

청년 공약으로 제시할 건가?

"이번 주말부터 정책 공모전을 한다. 이런 비슷한 제안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제가 가진 정책적 고민이나 이런 것들을 이번에 정책 공모전에 그냥 참가자 형태로 몇 개 넣어볼까 하는 생각도 있다."

경제 관련된 공약은 어떻게 가져갈 건가?

"성장 담론을 다시 가져와야 한다. 공유 개방이 이제 대세일 것이다 이렇게 보는데 승수 효과가 높은 산업들을 이제 키워야 하는데 그 안에는 콘텐츠 산업 아니면 데이터 산업 문화 산업 이런 것들이 있다. 저는 우리 당에서 대선 공약으로 데이터나 아니면은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 같은 것들을 굉장히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된다 이렇게 생각한다."

구체적인 공약은 언제쯤 나오나?

"저희가 아마 다음 달 중으로, 아니면 이번 달 말쯤에 대선공약 준비하기 위한 조직 띄울 거다. 과거 2012년 대선에서 김 전 위원장이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란 걸 맡아서 2012년 대선공약 총괄했다. 대선공약 총괄하는 그런 역할 하나 있을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이란 건 아니고, 충분히 그에 상응하는 정책전문가 한 분 이미 섭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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