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박범계 "수사상황 악의적 유출 엄단…한명숙 사건 이례적 재배당"

입력 2021-07-1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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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4일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피의사실 공표 방지 방안 등을 포함한 검찰 수사관행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 개정을 예고하며 “수사상황을 악의적으로 유출하는 행위를 반드시 찾아내 엄단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14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 의혹 사건을 계기로 실시한 법무부·대검찰청 합동감찰 결과와 검찰 수사 관행 개선안을 발표했다.

앞서 박 장관은 3월 17일 한 전 총리 사건에서 부적절한 수사 관행이 확인됐다며 대검 부장회의를 통한 기소 가능성 재심의 수사지휘와 함께 합동감찰을 지시했다. 조남관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 차장)은 6명의 전국 고검장들까지 참여시켜 대검 부장회의를 진행한 뒤 한 전 총리 사건에 대해 재차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 법무부와 대검은 4회에 걸친 연석회의를 통해 합동감찰 진행 방향을 공유하고 검토한 뒤 약 4개월 만에 감찰을 마무리했다. 합동감찰은 개선안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뒀다.

박 장관은 “공보관이 아닌 사람이 수사의 초·중기에 수사의 본질적 내용을 수사동력 확보를 위해 여론몰이식으로 흘리는 행위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재차 경고했다.

기소 전 공개범위 구체화…규정위반 시 진상조사

법무부에 따르면 수사정보 유출로 의심되는 주요 사건 언론보도는 수원지검 ‘김학의 사건’ 2937건, 라임 사건 1854건, 대전지검 ‘월성 원전 사건’ 1653건, 옵티머스 사건 886건이다.

박 장관은 “수사동력 확보를 위한 ‘여론몰이형 수사정보 유출’로 의심되는 언론보도는 계속되고 있는데 이는 관련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수사정보 유출 방지를 위해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 개정을 추진한다. 주요 내용으로는 △기소 전 공개범위 구체화 및 엄격한 기준 제시 △공개 여부 심의 시 고려사항 제시 △예외적 공표요건 명확화·구체화 △반론권 보장 △진상조사 근거 신설 등이다.

법무부는 공소제기 전 예외적 공개범위를 구체화하되 수사의뢰, 고소ㆍ고발, 압수수색, 출국금지, 소환조사, 체포ㆍ구속 등 수사단계별로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기로 했다. 형사사건공개심의위원회가 자의적으로 결정하지 못하도록 공개 여부를 심의할 때 고려해야 할 착안사항도 규정한다.

'중요 사건'의 개념을 특정하는 등 모호한 허용 요건은 명확화한다. 피의자ㆍ변호인 등이 반론을 요청하면 심의를 거쳐 공표와 같은 방식과 절차에 따라 내용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한다. 규정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진상조사 절차를 마련할 방침이다.

다만 박 장관이 정권 관련 수사만 수사정보 유출 의심 사례로 언급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박 장관은 “수원지검 등 사건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본 바 없고 감찰 대상도 아니었다”며 “언론보도 내용을 지켜봐 왔고 언론 기사 내용, 흐름, 공보관의 역할을 감안해서 확정 짓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피의사실 유출 기사가 아닌가 하는 강력한 추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범계 "한명숙 사건, 법정 서기전 증인 100여 회 소환"

박 장관은 한 전 총리 사건 수사팀의 모해위증 교사 의혹 진정 접수 과정에서 이례적인 재배당 시도가 있었다고 봤다. 또 수사 과정에서 △수용자 반복 소환 △증언 연습 △부적절한 편의 제공 등 문제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공소가 제기된 이후에도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할 것이 예정된 참고인들이 검찰에 총 100여 회 이상 소환돼 증언할 내용 등에 대해 미리 조사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일부 증인의 경우 새벽 늦게까지 조사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외부인과의 접견, 통화 등 부적절한 편의가 제공된 사실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이는 부적절한 증언 연습이라 볼 수 있고 이로 인해 증인의 기억이 오염되거나 왜곡될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박 장관은 대검의 부별 업무분장을 철저히 준수해 검사 비위 사건의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사건 배당 시 일정한 기준 정립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예를 들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토지관할 원칙을 준수하고 수사팀은 사건을 배당받은 검찰청 소속 검사들로 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소 후 증인 예정 참고인 등의 사전 접촉은 최소화된다. 면담 내용의 기록·보존·의무화를 통한 투명성 확보 방안도 개선된다.

박 장관은 "모해위증 교사의 실체적 혐의에 대해서는 이미 대검이 다소 절차가 아쉬우나 결과를 냈다"며 "이번 합동감찰 결과는 실체적 혐의 유무에 관해 판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누구를 벌주고 징계하려는 합동감찰이 아니었다”면서 “직접수사에 있어 배당, 수사팀 구성, 증인 사전면담 등에 대한 개선안을 대검과 협의해 마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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