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슨 우주로 날았는데...버진갤럭틱 주가는 폭락한 이유는?

입력 2021-07-1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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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달러 규모 유상증자 계획, 주가 폭락 직접적 원인
사업 모델에 대한 의구심도 부담이란 지적도 나와
블루오리진 “버진갤럭틱은 로켓 아닌 고고도 비행기” 조롱

▲영국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이 11일(현지시간) 뉴멕시코주 스페이스포트 우주센터에서 우주여행 복귀 후 샴페인을 터뜨리고 있다. 뉴멕시코/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이 우주여행에 성공한 가운데 그가 이끄는 버진갤럭틱의 주가가 17% 넘게 폭락했다.

1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에서 우주 탐사기업 버진갤럭틱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7.30% 하락한 40.6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2020년 3월 이후 일일 낙폭으로는 최대다. 브랜슨 회장이 버진갤럭틱 우주비행선 ‘VSS유니티’를 타고 53.5마일(약 86km) 고도에 도달한 뒤 무사히 귀환한 지 이튿날 회사 주가는 폭락한 것이다. 주가 변동성이 크자 이날 오전 한때 거래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주가 폭락의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대규모 유상증자가 지목된다. 버진갤럭틱은 이날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최대 5억 달러 규모(약 5070억 원)의 유상증자 신고서를 제출했다. 회사는 보통주 2억4000만 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9일 종가(49.20달러) 기준으로 따지면 유상증자 물량은 1020만 주로 총 5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고 CNBC는 설명했다. 유상증자하게 되면 기존 주식의 가치가 그만큼 희석된다. 이에 버진갤럭틱의 주가가 급락한 것이다.

▲버진갤럭틱 주가 추이. 12일(현지시간) 종가 40.69달러. 출처 CNBC.

버진갤럭틱 주가는 올해 들어 80% 올랐다. 본격적인 우주여행 시대를 앞당길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 회사의 주가를 뒷받침했다. 이날 주가는 급락했지만, 월가에서는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버진갤럭틱이 본격적인 우주 관광 사업 개시를 앞두고 운영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라며 긍정적인 분석이 나온다.

버진 갤럭틱은 사전 예약을 받아 고객 600여 명을 대상으로 최대 25만 달러(2억8000만 원)에 우주 관광 티켓을 이미 팔았고 올해 몇 차례 시험 비행을 더 완료한 뒤 내년부터 상업용 우주 관광을 본격화한다는 목표다. 당장 2022년부터 상업용 우주비행을 시작해 연간 400편 내외로 증편한다는 목표다. 자산운용사 AB번스타인은 버진갤럭틱이 상업용 우주 관광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티겟 가격이 40만∼50만 달러대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버진갤럭틱의 우주여행 사업에 대한 의구심은 남아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버진갤럭틱이 정말 우주 회사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사업 모델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블루오리진은 준궤도 비행을 달과 그 너머로 가기 위한 디딤돌로 보고 있지만 버진갤럭틱은 스릴을 경험하는 것 자체가 사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2017년 4월 5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열린 우주로켓 업체 블루오리진의 로켓 뉴 셰퍼드 공개 행사에서 웃고 있다. 콜로라도/로이터연합뉴스

이를 의식한 듯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우주탐사업체 블루오리진은 버진갤럭틱의 비행이 성공한 뒤 “우리의 우주선 뉴셰퍼드는 VSS유니티와 같은 ‘고고도 비행기’가 아닌 진정한 로켓”이라면서 “국제항공연맹(FAI)이 승인한 ‘카르만 라인’ 위를 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도 50마일을 비행한 버진갤럭틱의 우주여행을 조롱한 것이다. 베이조스는 오는 20일 뉴셰퍼드 로켓을 타고 우주로 떠난다. 국제항공연맹(FAI)은 고도 100km를 ‘카르만 라인’으로 부르며 이 너머를 우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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