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초선의 젊은 감각ㆍ정책 전문성이 대선 판도 좌우

입력 2021-07-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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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전문가들 "대선 승리까지 영향력 발휘하려면…"
국감ㆍ정기국회서 계파 넘어선 '조직화된 존재감' 필요
당주류 맞설 아이콘 부재…'눈칫밥' 여당 초선 힘든 구조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10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참배에는 김미애, 김형동, 박형수, 서정숙, 윤주경, 이영, 이종성, 조수진, 조태용 의원과 김재섭, 천하람 당협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패기', '균형', '전문성', '정책', '조직력'

초선 의원들의 위상과 영향력이 한낱 꿈으로 그치지 않기 위한 전제 조건들이다. 전문가들은 패기는 장착하되 욕심이 앞서지 않도록 균형을 맞춰야 하며, 반드시 전문성을 갖춰 정책으로 경쟁하는 실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여기에 조직력까지 갖춰진다면 그야말로 초선들의 존재감이 대선은 물론 임기 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황태순·이종훈·장성철 정치평론가 등 정치전문가 6명에게 21대 국회 초선들이 다가올 대선은 물론 나머지 임기를 마칠 때까지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한 구체적 방향과 전략, 보완점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기본적으로 신념을 밀고 나갈 수 있는 패기가 기본 옵션으로 탑재돼 있어야 한다.

황 평론가는 “기성의 때가 묻지 않은 신선한 패기가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욕심이 과하면 실수를 하게 돼 있어 반드시 균형을 맞추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물론 패기만 가지고는 존재감을 유지하긴 힘들다. 전문가들은 “반드시 실력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이게 곧 대선 승리를 이끌 수 있는 열쇠이기도 하다는 것.

이 평론가는 “계파 정치보단 오히려 개별 정치, 즉 정책적으로 전문성 대결을 하며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했고, 박 교수 역시 “정치적 성숙도를 측정하기 쉽지 않으면 초선바람이 결실로 이어지는 경우는 흔치가 않다”고 말했다. 황 평론가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정감사, 정기국회 등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도 “국민의 눈높이에서 젊은 감각으로 정부 정책을 공격하는 감각이 대선 판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전문성’을 도구로 삼아 ‘정책’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장 평론가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쇄신과 변화를 이끌어내는 용기 있는 발언과 행동으로 끝없는 개혁과 혁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조직력까지 더해지면 금상첨화(錦上添花)다. 이 교수는 “초선의 상승세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으려면 조직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아직은 정책 공유보단 개인기 위주의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민주당 초선의원들이 9일 오후 소통관에서 보궐선거 패배에 대한 입장문 발표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언급한 5가지는 어디까지나 바람이고 미래이다. 현재로선 2%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무엇보다 “선수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신 교수는 “예전엔 당 주류하고도 당당히 맞서며 위상을 높이는 초·재선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과거 민주당 개혁의 아이콘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 보수 개혁의 대명사 남원정(남경필· 원희룡·정병국)이 없다는 의미다.

다만, 전문가들은 민주당 초선의 미래에 대해선 다소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신 교수는 “민주당 내부 자체가 의원들이 모두 눈치를 보는 분위기로 현 상태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말 한 번 잘못했다고 문자폭탄 받는 상황에서 무슨 발언을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지난해 4·15 총선에서 친문,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대거 공천을 받았다는 이유도 한몫 한다. 황 평론가는 “이미 기득권에 젖어 있는 여당에서 1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자칫 잘못하면 권력이 날아갈 수 있다는 공포감에 젖어 있을 것”이라며 “야당이 아니고서야 위계질서 앞에서 존재감을 내세우긴 힘든 구조”라고 진단했다.

근본적 개혁이 아닌 ‘대권 잿밥’에 더 관심 있는 모습도 이유 중 하나다. 장 평론가는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지지하는 대선 후보별로 초선들이 갈라져 있다”며 “이 같은 이유로 초선들이 영향력을 발휘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무엇보다도 힘의 논리에 익숙해지는 것을 경계하고 민심,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과 정치가 매우 중요하다”며 “의석 수가 많은 만큼 좋은 방향으로 결정할 수 있지 않느냐”며 대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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