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계파 희미한 야당 '제목소리, 친문 공천 여당 '침묵'

입력 2021-07-13 05:00수정 2021-07-1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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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공천 없인 초선 활약 제한…더민초 "쇄신안 준비 시간 필요"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의 운영위원장인 고영인 의원과 의원들이 지난 6월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21대 국회 초반부터 제 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81명은 전원이 참여한 ‘더민초’를 통해 세력화에 성공하는 듯 했으나 쇄신을 위한 외침은 입 안에서만 맴돌았다.

김웅·배현진·윤희숙·황보승희 등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각자의 목소리를 내는 데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를 꾸린 뒤 강연을 정기적으로 열었다. 귀를 열어 보수의 요구뿐 아니라 진보의 ‘채찍’도 마다 않았다. 공개적인 쓴소리를 사서 듣는 자리로, 두루뭉술한 개혁 주장이 아니라 노골적인 비판을 스스로 받아낸 것이다.

4·7 재보궐선거 대승 이후에는 자만하지 않고 초선들이 앞장서 ‘광주’를 찾기도 했다. 보수의 아픈 기억이 새겨져 있는 곳을 찾아가 용서를 구한 것이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5·18민주묘지에서 ‘무릎 사과’를 한 걸 이어 나간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냈다.

이들의 활동은 이준석 대표가 당권을 쥐면서 절정에 이른다. 최고위원에 초선인 조수진·배현진 의원 두 명이 당선되고 수석대변인도 황보승희 의원이 맡는 등 요직을 두루 꿰찼다. 이쯤 되니 국민의힘은 중진이 초선에 눌린 양상이 됐다.

민주당의 초선 의원들은 재보선 이후 여권에서 분출된 쇄신론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로 이어지진 못했다. 재보선 참패 이후 스스로 혁신의 주체를 자처하며 제일 먼저 문 대통령과의 만남을 청했으나, 결정적인 ‘초선 발 쓴소리’는 없었다.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의 공부모임‘명불허전 보수다'에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과 임명묵 작가가 초대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김승수 의원, 임명묵 작가, 하태경, 허은아, 윤창현 의원. (연합뉴스)

더민초 운영위원장인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더민초는 쇄신을 위한 반성문을 냈고, 쇄신하는 과정에서 장관 인사 문제 등에 쓴소리를 했다”며 “더민초는 2030 청년, 주거 안정, 코로나 대책 등 3가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조만간 대책을 낼 계획이다. 민생개혁 과제를 제시하기 위한 대안을 많이 준비하다 보니까 시간이 약간 지체됐다”고 말했다.

여야 초선의원들 활약의 온도차를 두고 인물난과 계파성의 영향을 꼽는 의견도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여당 내에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인물에는 쇄신형 인물과 계파형 인물이 있다. 초선이라 하더라도 공천 상황과 밀접하게 맺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서 친문 계파공천을 한 것인 반면 국민의힘은 상대적으로 계파 영향력이 약해지는 와중에 치러진 바람에 탈계파성 공천이 이뤄졌다는 차이를 둔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민주당의 초선은 계파 수장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려운 한편 국민의힘은 계파 수장이 영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라 초선이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는 환경”이라며 “민주당은 ‘층층시하’의 구조 속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혁신 공천을 하지 않는 한 당분간 초선의 활약은 제한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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