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다진 제주 전세시장…올 들어 전셋값 상승률 9.33% '전국 최고'

입력 2021-07-13 07:10수정 2021-07-1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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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가파르다. 올 들어 이달 첫 주까지 9.33% 올라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치솟는 매매값이 전셋값까지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제주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5일 기준) 0.30% 올랐다. 전주(0.64%) 대비 절반으로 상승률이 꺾였지만, 전국 시·도별 기준으로 인천(0.41%)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제주 아파트 전셋값의 누적 상승률은 지난주 기준 9.33%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 변동률이 -0.59%였던 것을 감안하면 뚜렷한 상승세다.

올해 초 5억5000만 원 수준이었던 제주시 노형동 노형2차 아이파크 전용면적 84㎡형의 전세보증금은 지난달 6억5000만 원으로 반년새 1억 원 가량 올랐다. 제주시 도남동 도남해모로리치힐 전용 84㎡형은 지난 4월 5억 원에 전세 세입자를 들였다. 연초 전세보증금(4억 원 안팎) 대비 1억 원 가량 상승한 가격이다. 서귀포시 강정골드클래스에선 전용 84㎡형 전세보증금이 올해 초 3억 원 수준이었지만 5월 3억5000만 원으로 뛴 뒤 현재 호가는 4억 원에 형성돼 있다.

제주도 아파트 전셋값이 반 년만에 억 단위로 뛴 가장 큰 이유는 매매가격 급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제주도 집값이 장기간 하락하면서 바닥을 다졌다는 인식이 확산한 데다 비규제지역인 만큼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올들어 집값이 급등하기 시작했다"며 "이같은 매매가격 상승세가 전셋값을 함께 밀어 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주도 아파트 전셋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에서 바라본 제주 도심 모습. (사진 제공=연합뉴스 )

제주도의 올해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10.82%로 인천(12.35%), 경기(10.81%)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

제주도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도 전세·매매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2019년 1842가구였던 이 지역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 1487가구, 올해 836가구로 2년 연속 감소세다. 내년엔 96가구로 크게 쪼그라든다.

'제주에서 한 달 살기' 등의 여행 트렌드와 코로나19로 인한 유연 근무제도도 제주 전셋값 상승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입주 물량 감소와 코로나19로 인한 원격근무 확산, 한 달 살기 열풍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전셋값을 밀어올린 측면이 있다"며 "내년엔 입주 물량이 더 줄어들 것으로 보여 전세·매매시장의 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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