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마 전 남아공 대통령, 법정 모독으로 결국 수감

입력 2021-07-0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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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콥 주마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콰줄루나탈주 은칸들라에 있는 자신의 사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법정 모독죄로 실형을 선고 받고도 경찰 출석을 거부했던 제이콥 주마(79) 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결국 자진 출두해 수감됐다고 7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주마 전 대통령은 이날 콰줄루나탈주(州) 은칸들라의 자택에서 호송차를 타고 경찰에 출석했고, 이후 인근 한 교도소에 수감됐다고 그의 재단이 밝혔다. 경찰 대변인도 주마 전 대통령이 경찰에 출두, 구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법정 모독죄로 15개월 실형을 받았지만, 경찰 출석을 거부해왔다.

주마가 법정 모독으로 15개월형을 선고받은 이유는 2009년부터 2018년까지 9년간 대통령 재직 기간 중에 벌어진 부패 사건에 대해 진술하라는 법원의 명령에 계속 불응했기 때문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재임 기간 기업인들이 정치인들과 공모해서 정책 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부패 의혹이 제기됐지만 주마는 자신은 정치적 음모의 희생양이라고 거듭 주장해왔다. 이와 별개로 1990년대에 50억 달러(약 5조7300억 원) 상당의 무기거래와 관련된 부패혐의도 받고 있지만, 이 역시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남아공 헌법재판소는 29일 주마가 부패 사건 관련 재판에 출석하지 않자 법정 모독죄를 적용해 15개월 실형을 선고하고 경찰에 출석하라고 명령했다. 주마는 실형 선고에도 오히려 법원에 체포 중지 긴급 가처분 신청을 내며 출석을 거부해왔다. 결국, 헌재는 주마 전 대통령이 출석을 거부할 경우 7일 자정 이후 경찰이 주마를 체포할 것을 명령했고, 주마는 자정을 앞두고 경찰에 출석했다.

그는 남아공의 백인 정권 시절에 흑백분리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서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과 함께 싸운 대표적인 정치인으로서, 소속당인 남아공민족회의(ANC) 핵심 인물로 통했다. 하지만 2018 소속당의 요구로 대통령직에서 사임하며 사실상 축출당했다.

BBC에 따르면 주마는 출신 지역인 콰줄루나탈 주를 중심으로 열혈 지지자와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4일에도 주마 전 대통령의 체포를 저지하기 위해 지지자들이 그의 사저 앞에서 '인간 방패'를 형성하기도 했다. 이날도 비슷한 규모의 지지자들이 그의 사저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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