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OPEC+, 내분에 회의 취소…국제유가, 3년 만에 최고치

입력 2021-07-06 13:26수정 2021-07-0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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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 연장 둘러싼 이견에 장관급 회의 중단
브렌트유, 2018년 10월 이후 첫 77달러 돌파
합의 무산으로 산유량 동결 땐 유가 90달러 이상 가능성
향후 전망 분분…“유가 전쟁 재개” vs. “자국 이익 약화로 오래 못 가”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2016년 9월 석유수출구기구(OPEC) 비공식 회의를 앞두고 OPEC 로고가 회의장에 설치돼 있다. 알제/로이터연합뉴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10개 비(非)OPEC 주요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 플러스(+)가 내분에 빠지면서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3개국으로 구성된 OPEC+ 협의체는 쟁점이 되는 감산 연장을 둘러싸고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서 이날 재개하려던 장관급 회의를 중단했다. 복수의 소식통은 이와 관련해 “며칠간의 긴박한 협의를 거치고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첨예한 갈등이 해소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내분의 중심에는 감산 연장을 둘러싼 갈등이 있다. OPEC+는 8월부터 12월에 걸쳐 감산 규모를 일량 200만 배럴 정도 축소하는 대신 당초 내년 4월까지로 하고 있던 감산 기간을 2022년 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런데 증산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가 감산 연장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UAE는 감산 규모를 결정하는 생산 기준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애초 이달 1일 마련될 것으로 예상됐던 OPEC+ 합의안 도출은 무기한 연장됐다. OPEC+는 2일에도 한 차례 더 회담을 진행했다. 그러나 두 차례 회의에도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OEPC+는 주말을 보낸 뒤 이날 회담을 재개하기로 했는데, 이마저도 무산된 것이다. 특히 이날 회의는 차기 회담 일정도 정하지 않은 채 빈손으로 마무리되면서 이들의 내분이 언제까지 지속할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OPEC+의 감산 합의가 또다시 무산됐다는 소식에 국제 유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9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보다 1.3% 오른 배럴당 77.1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77달러를 돌파한 것은 지난 2018년 10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출처 로이터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이대로 합의가 무산돼 OPEC+의 생산량이 현행 수준으로 동결될 때에는 유가가 더욱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글로벌 원유 수요가 급속히 회복하는 가운데도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싱크탱크 에너지어스펙트의 공동 창립자이자 원유부문 선임 애널리스트인 암리타 센은 “석유 정책 자체뿐만 아니라 사우디와 UAE 간의 외교, 경제, 안보 정책에 대한 의견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며 “이는 향후 OPEC의 논의를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8월에는 현물시장이 매우 빡빡한 시기인데 추가 공급마저 없다는 점에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이상으로 쉽게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내분이 얼마나 장기화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번 갈등이 유가 전쟁으로 치달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라크 정부 금융 고문인 마자르 모하메드 살레는 “OPEC 산유국들 사이에서 이해와 합의가 사라졌다”며 유가 전쟁이 재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현 상황이 장기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팽팽하다. 제이슨 보르도프 미국 컬럼비아대 세계에너지정책센터 소장은 “‘노 딜(no deal)로 현행 생산 수준이 계속돼 유가가 급등하는 상황은 UAE, 러시아, 사우디의 이익을 약화한다는 점에서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상황은 유동적이어서 회담이 언제 재개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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