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반독점 철퇴 후 활동 재개 움직임...쑤닝닷컴 지분 확대

입력 2021-07-01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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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쑤성 정부와 손잡고 지분 80억 위안 투자 논의
이미 지분 20% 확보한 상황...리테일 시장 확장 기대
규제당국과의 마찰 및 지분 거래 승인이 변수

▲마윈 알리바바그룹 창업자가 2019년 9월 10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알리바바 설립 20주년 행사에서 연주를 하고 있다. 항저우/AP뉴시스
중국 정부로부터 반독점 위반 혐의로 벌금 폭탄을 맞았던 알리바바그룹홀딩이 활동 재개 움직임을 보인다. 지방정부와 손잡고 리테일 기업에 투자해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섰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알리바바가 벌금 납부 후 첫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장쑤성 정부가 이끄는 컨소시엄을 통해 쑤닝그룹의 리테일 부문인 쑤닝닷컴 지분율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미 알리바바는 쑤닝닷컴 지분 20%를 보유한 상황이다. 여기에 약 80억 달러(약 9조 원)어치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 것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쑤닝닷컴은 가전과 전자 부문 중국 최대 리테일 업체 중 하나다.

3월 알리바바는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28억 달러의 벌금을 냈다. 이 영향으로 1분기 회사는 1조 원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알리바바가 분기 손실을 기록한 것은 설립 후 이번이 처음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거래는 알리바바가 최고 라이벌인 징둥닷컴의 오랜 텃밭인 전자제품 시장을 위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방정부와 손잡은 부분은 회사가 투자 거래를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쑤닝닷컴 관계자가 2017년 10월 31일 중국 난징 본사에서 택배 보관 상자를 들어보이고 있다. 난징/신화뉴시스
장쑤성 난징에 본거지를 둔 쑤닝닷컴은 최근 중국 규제 당국이 대기업 규제를 강화한 상황에서도 별다른 제재 없이 버텨냈다. 반면 모기업 쑤닝그룹은 지난해부터 자금난 속에 불안한 입지를 보인다. 지난해 9월엔 부채에 허덕이던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에버그란데로부터 받을 200억 위안(약 3조5000억 원) 규모의 채권을 포기하면서 상황은 악화했다. 소식통은 이번 거래 이후 장진둥 쑤닝그룹 회장이 더는 회사 경영권을 쥐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알리바바가 쑤닝닷컴 지분을 인수하면 중국 리테일 입지는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쑤닝닷컴은 중국 전체 대형 할인점 가운데 점유율 4.4%로 5위에 자리 잡고 있다. 알리바바가 보유한 선아트리테일이 13.7%로 1위이며, 지분 작업이 끝나면 4위(9.3%) 월마트 중국 사업부를 비롯해 징둥닷컴과 제휴를 맺은 다른 기업들에도 도전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내다봤했다.

에이전시차이나의 마이클 노리스 애널리스트는 “지분 확대가 마무리되면 알리바바는 당국의 과잉 규제가 자사의 야망이나 투자 기회를 제한하는 것을 저지할 수 있게 된다”며 “알리바바의 옴니채널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쑤닝의 리테일과 배송 시스템의 잠재적인 전략적 가치는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목할 부분은 규제 당국이 알리바바에 대한 통제와 단속을 누그러뜨릴지다. 알리바바는 아직 시장감독관리총국이 지시한 핀테크 자회사 앤트그룹의 금융지주사 전환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이번 지분 거래 역시 당국의 승인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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