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인수가·노조 설득 과제 남아
대우건설의 새 주인으로 중흥건설이 유력해졌다. 중견 건설사인 중흥건설은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서 경쟁자보다 더 높은 가격을 써내 늦어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전망이 나온다.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을 품에 안으면 단숨에 재계 20위권으로 진입하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30일 "중흥건설이 부동산 개발회사 DS네트웍스 컨소시엄보다 더 높은 2조3000억 원 안팎의 인수 가격을 써냈다"며 "최대주주 KDB인베스트먼트가 다음 주 중흥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초 대우건설 인수전은 중흥그룹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을 비롯해 아부다비투자청, 중국공정총공사, 호반건설 등 5파전이 예상됐지만 호반건설 등 3곳이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2파전으로 좁혀졌다.
이번 매각 대상은 KDB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로 앞서 산은은 2019년 사모펀드 형태로 보유하던 대우건설을 KDB인베스트먼트로 넘겼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뒤 연내 매각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중흥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고 결국 시공능력평가 기준 6위인 대우건설을 품으면 재계 순위가 크게 오르게 된다. 중흥건설그룹의 자산총액은 9조2070억 원으로, 현재 재계 47위다. 대우건설이 계열사로 합류할 경우 자산총액이 19조540억 원으로 뛰면서 재계 순위 20위권에 들게 된다.
다만 중흥건설이 2조3000억 원이라는 꽤 높은 인수 가격을 써내면서 자금 부담이 커진 데다 정밀실사라는 중요한 과정도 남아 있어 최종 결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2018년 1월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대우건설의 해외사업장 부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매각이 불발된 전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