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창릉-향동지구 '폐기물 처리장' 두고 신경전

입력 2021-06-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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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릉신도시, 향동지구와 맞닿은 지역에 설계
향동 주민 "위치 바꿔야" 거센 반발

3기 신도시가 들어서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 창릉지구(창릉신도시)가 다시 이웃 지역과 갈등에 휘말렸다. 이웃 향동지구에선 폐기물 처리장으로 인한 주민 피해가 우려된다며 신도시 설계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달 초 창릉신도시 환경영향평가서(사업이 주변 환경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계획) 초안과 함께 개략적인 도시 설계를 공개했다.

창릉지구 설계가 공개되자 열병합 발전시설과 폐기물 처리시설 위치가 논쟁거리가 됐다. 두 시설이 창릉지구와, 덕양구 내 또 다른 공공주택지구인 향동지구 사이 경계부에 들어서기 때문이다.

향동지구 주민들은 집단 반발하고 있다. 혐오시설이 두 지역 경계부에 들어서면서 자신들까지 폐기물 처리 과정 등에서 발생한 유해물질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향동지구 주민들은 지역 카페 등을 중심으로 집단적으로 LH와 고양시 등에 반대 의견을 올리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엔 봉산 너머 서울 은평구까지 설계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향동지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민경선 경기도의원은 "유해시설을 신도시 가장자리에 배치하면서 이미 주민들이 생활하고 있는 향동지구가 난데없이 피해를 보게 됐다"며 "유해시설은 경계부가 아닌 창릉지구 내부에서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영향평가에서 유해시설 등이 생활 환경에 끼치는 악영향이 크다는 결과가 나오면 도시 설계는 변경될 수 있다. 고양시는 LH에 여러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가시적 성과는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릉신도시 건설을 두고 기존 도심 주민들이 반발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3기 신도시 후보지로 창릉이 발표됐을 때부터 고양 일산신도시에선 신도시 건설 반대 운동이 일어났다. 인구 유출에 대한 우려 탓이다.

국토교통부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을 창릉신도시에 정차시키기로 했을 때도 일산신도시 등에선 이를 반대했다. 킨텐스역, 대곡역 등 고양 시내 기존 GTX A 정거장 이용 수요가 분산되고 열차 속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신도시 건설 목적이 인구 분산인 만큼 기존 도심과 신도시 간 제로섬 게임(한쪽이 이익을 보면 상대는 손해를 보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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