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전망 심리 역대최고, 기업·경제심리 두려울 정도로 좋다

입력 2021-06-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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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전망 심리도 급등 9년11개월만 최고
수출호조+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 해소+백신 접종에 외부활동 증가
원자재값 상승·물류 문제는 제약요인..델타바이러스도 변수

▲부산항 전경 (뉴시스)

기업과 경제 심리가 10년여만에 최고치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수출기업은 실적부문에서는 11년만에 가장 좋았고, 전망부문에서는 역대최고치를 경신했다. 중소기업 전망도 급상승해 9년11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수출호조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최근 문제였던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도 해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빠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 속도에 외부활동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국제유가가 70달러를 넘는 등 최근 원자재값이 오르고, 물류가 차질을 빚는 점은 제약요인으로 꼽혔다. 인도발 변이종인 델타바이러스도 변수로 꼽혔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전산업 업황실적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8을 기록해 석달연속 횡보했다. 이는 2011년 6월(88) 이래 최고치를 유지한 것이다. 제조업은 2포인트 오른 98로 2011년 4월(99) 이후 10년2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비제조업은 전월과 같은 81이었다.

BSI란 기업가의 현재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한 것으로 각 업체의 응답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긍정응답 업체수가 부정응답 업체수보다 많음을 뜻하고, 낮으면 그 반대 의미다.

다만, 부정적 답변이 많은 우리 기업 특성상 2003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장기평균치인 80전후를 암묵적 기준치로 보고 있다. 실제, 제조업과 비제조업 장기평균치는 실적기준 각각 78과 74를, 전망기준 각각 81과 77을 기록 중이다.

(한국은행)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3포인트 떨어진 107을 보였다. 5월엔 110까지 올라 2010년 6월(112) 이후 10년11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중소기업은 8포인트 오른 88로 9년11개월(2011년 7월 90)만에 가장 높았다.

기업형태별로 보면 수출기업은 2포인트 상승한 111로 11년(2010년 6월 112)만에 가장 좋았다. 내수기업도 1포인트 오른 90을 보이며 9년11개월(2011년 7월 92)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는 19포인트로 좁혀지며 빠르게 해소됐다. 5월에는 30포인트까지 벌어져 두달연속 역대최대치를 경신했었다. 반면, 수출기업과 내수기업간 격차는 21포인트로 사상최대치였던 4월(21포인트)과 같았다.

전기장비가 케이블 수요 증가로, 전문·과학·기술은 광고 및 행사대행 수주 증가로,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는 인력수요 증가로 각각 6포인트씩 올랐다. 전자·영상·통신장비도 반도체 및 전자부품 수요 증가에 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원가상승과 수급차질에 도소매업은 7포인트, 분양 및 임대 수입이 줄어든 부동산업은 6포인트, 유가와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스프레드 축소에 화학물질·제품은 5포인트씩 각각 하락했다.

향후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7월 업황전망BSI를 보면 전산업은 2포인트 상승한 90을 기록했다. 이는 2011년 6월(91) 이후 10년1개월만에 최고치다. 제조업은 2포인트 오른 99로 10년2개월(2011년 5월 101)만에 가장 높았다. 비제조업은 1포인트 상승한 82를 보였다. 이는 2년11개월만에 가장 좋았던 5월과 같은 수준이다.

대기업은 4포인트 떨어진 106을 기록했다. 6월엔 110을 보이며 10년9개월(2010년 9월 110)만에 최고치를 보였었다. 중소기업은 10포인트 급등한 91을 보였다. 이는 2011년 8월(91) 이후 9년11개월만에 최고치며, 작년 11월 12포인트 상승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수출기업은 6포인트 상승한 114를 기록해 역대최고치를 경신했다. 직전 최고치는 5월 기록한 110이었다. 내수기업은 전월대비 보합인 89를 기록했다.

예술·스포츠·여가는 거리두기 완화와 휴가철에 따른 계절적요인으로 18포인트 급등했고, 전기장비는 실적과 같은 요인에 16포인트 올랐다. 차량용반도체 수급이 개선된 자동차는 5포인트, 자동차와 의약품 등 매출증가 기대감에 도소매업은 3포인트씩 상승했다.

김대진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제조업은 수출호조가 계속되고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개선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비제조업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상품수급 차질, 물류문제 등으로 도소매쪽이 좋지 않았지만 백신접종에 따른 외부활동 증가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며 “원자재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고, 상품수급 차질에 따른 불확실성에 전산업도 생각보다 오름폭이 크진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전체적으로는 좋은 모양새다. 대기업부터 좋아졌던 심리도 중소기업까지 확산했다. 너무 좋아 언제까지 얼마까지 더 오를수 있을지 두려움이 느껴질 정도”라면서도 “다만 경영애로사항으로 원자재가격 상승을 꼽는 등 최근 유가 상승은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은행)
실제 경영애로사항을 보면 제조업에선 유가를 포함한 원자재가격상승(22.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는 2011년 5월(23.8%) 이후 10년1개월만에 최고치다. 이어 불확실한 경제상황(17.9%)과 내수부진(11.8%)을 꼽았다. 다만, 5월엔 각각 12년11개월과 1년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해당사항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비제조업에서도 불확실한 경제상황(16.7%)을 가장 많이 꼽았지만 이 또한 코로나19 발발 직전인 작년 2월(15.5%) 이후 1년4개월만에 최저치였다. 뒤이어 내수부진(12.7%)을 꼽았지만, 이 또한 역대 가장 낮은 비중이었다.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종합심리지표인 경제심리지수(ESI)는 6월 기준 3.9포인트 상승한 109.3을 기록했다. 이는 2011년 5월(110.7) 이후 10년1개월만에 최고치다. ESI에서 계절 및 불규칙 변동을 제거한 ESI순환변동치도 3.3포인트 오른 109.3으로 2011년 4월(109.5) 이후 10년2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ESI순환변동치는 매월 발표때마다 수치가 보정되면서 과거 발표시점에서의 시계열과 차이가 있지만 기준값 100 위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아래에선 인하를 했던 최소 필요조건이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3255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했으며, 응답업체는 2807개였다. 조사기간은 이달 10일부터 17일까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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