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프랑스, 러시아와 관계 개선 추구…푸틴과 정상회의 모색

입력 2021-06-2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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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정상, EU-러 정상회의 제안
정상회의,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 이후 중단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8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베를린/AP뉴시스
유럽연합(EU)을 선도하는 독일과 프랑스가 러시아와의 얼어붙은 관계를 개선하려고 한다. 양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EU 정상회의에 초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푸틴 대통령을 EU 정상회의에 초대하는 방안을 두고 회원국들과 논의하길 원한다고 보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메르켈 총리 제안에 지지를 보냈고, 양국 정상은 24~25일 양일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관계 해빙을 골자로 하는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전략 검토를 원하고 있다.

EU와 러시아의 정상회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을 일방적으로 선언한 2014년 이후 끊겼다. 메르켈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개별 면담을 통해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었다. 그러다 16일 미·러 정상회담이 개최됐고, 이는 이전부터 러시아와의 대화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던 메르켈 총리가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긴 계기가 됐다고 FT는 설명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만남에 앞서 “(러시아에) 우리의 입장과 관심사를 명확하게 표현하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대화 채널을 열어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정부 관계자는 “마크롱 대통령은 독일을 지지하고 있다”며 “다른 EU 회원국과 협력해 러시아와 대화를 나누려는 계획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경계 폴란드와 발트국 반발할 듯

다만 폴란드와 발트해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경계심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어 독·프 정상의 새로운 제안이 자칫 EU 내 균열을 재차 부각시킬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새 제안은 그동안 EU가 추구하던 대러 정책보다 온건적인 방향을 보이는 반면, EU와 러시아 사이에는 벨라루스 제재와 러시아 해킹 공격,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미수 사건 등 껄끄러운 과제가 산재했다는 점도 문제다.

러시아군, 영국 구축함에 경고사격 등 역내 불안 여전

양국의 제안은 러시아군이 영해를 침범한 영국군에 경고사격을 했다고 발표한 직후 나왔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영국 미사일 구축함 ‘디펜더’가 크림반도 일대에서 국경을 침범하려던 것을 흑해 함대가 저지했다”며 “우린 경고사격을 했고, SU-24M 폭격기가 폭탄 네 발을 투하했다”고 밝혔다.

반면 영국 국방부는 “일상적인 이동을 수행하고 있었다”며 “경고사격은 없었고, 러시아가 사전 계획된 사격 훈련을 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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