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그룹, 중국 정부와 10억 명 알리페이 사용자 정보 공유한다

입력 2021-06-2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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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국영기업과 합작 형태 신용정보회사 설립 전망

▲중국 앤트그룹 홍콩 사무소 직원이 지난해 10월 23일 회사 로고 앞을 지나고 있다. 홍콩/AP뉴시스

마윈 알리바바그룹홀딩 창업자가 결국 중국 정부의 압력에 굴복해 10억 명의 핀테크 사용자 정보를 내주기로 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마윈이 설립한 중국 핀테크 업체 앤트그룹이 자사 결제서비스 알리페이의 사용자 금융정보를 중국 국영기업들과 공유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위해 앤트그룹은 국영기업과 합작 투자 형태로 신용정보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그룹과 중국 국영기업이 설립 추진하는 신용정보회사는 이르면 3분기 이내에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알리페이 이용자는 10억 명에 달한다. 양측은 신규 합작 법인 형태와 관련해 최종 결정을 내리진 않았으나 이미 신규 합작 법인이 어떤 종류의 데이터를 수집할지, 그리고 해당 데이터를 통해 생성할 수 있는 이용자의 신용도 등의 다양한 정보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방법 등 광범위한 계획에 대해 논의를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규제 당국은 신규 합작 법인에서 정부의 영향력을 갖기 위해 국영 기업의 주주 역할이 더 확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규 합작 법인을 세울 국영기업으로는 상하이에 본사를 둔 국영 금융회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해당 방안이 추진되면 10억 명의 중국인이 무엇을 결제하고, 얼마나 대출하고 투자하는 등의 이용 정보가 중국 정부 손에 들어가게 된다. 현재 중국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개인과 기업의 은행 대출 내역 등을 취합해 신용을 평가한다. 그러나 은행권 대출이 없거나, 대출을 받지 못한 국민에 대한 신용 평가를 할 수 없어 이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다.

반면 알리페이는 저신용자에게도 소액 대출을 내주고 각종 투자 상품을 판매하면서 이들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확보하게 됐고,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자체 시스템을 통해 정리하고 있었다. 현재 앤트그룹은 자회사 즈마크레디트라는 신용정보회사를 두고 있다.

이에 중국 당국은 앤트그룹에 해당 정보를 공유하거나 다른 금융 기관이 접근할 수 있도록 요구했으나 최근까지도 고객의 동의가 없다는 이유로 정부의 요구를 거부해왔다. WSJ는 중국 당국의 노골적인 규제 강화에 앤트그룹이 기존 입장을 변경했다고 전했다. 앤트그룹은 지난해 11월 홍콩과 상하이 증권시장에서 세계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를 할 예정이었으나, 마윈의 당국을 비판하는 발언 이후 돌연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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