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보기관들 “아프간, 미군 철수 후 6개월 만에 붕괴” 전망

입력 2021-06-2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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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 NSA 등 모인 미 정보공동체, 붕괴 시점 앞당겨
기존 2년 내다봤지만, 탈레반 거센 움직임에 수정

▲아프가니스탄 무장조직 탈레반이 23일(현지시간) 카불 외곽에서 정부군과 교전에 앞서 총을 들고 병력 결집을 도모하고 있다. 카불/로이터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하면 6개월 만에 현 체제가 붕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미국 정보기관들 사이에서 등장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정보공동체는 지난주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간 북부를 휩쓸고 수십 개의 지구와 주변 도시를 점령함에 따라 기존 붕괴 시점을 앞당겨 6개월로 제시했다.

미 정보공동체는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 등 정보기관들을 하나로 묶은 조직으로, 그동안 미군 철수 후 아프간 붕괴 가능성을 조사해왔다.

탈레반은 지난주부터 아프간 북부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전날엔 타지키스탄과 맞댄 국경지대를 점령하고 북부 최대 도시인 마자르-에-샤리프 외곽에서 정부군과 교전했다. 이 과정에서 타지키스탄 국경 수비 직원 134명이 피신했고 100명은 탈레반에 의해 살해되거나 붙잡혔다.

미국은 9ㆍ11 테러 20주년이 되는 9월 11일 아프간에 주둔하는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 병력을 모두 철수하기로 했다. 카불에 있는 미 대사관 병력을 제외하면 7월부터 철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철수 발표 후부터 아프간에서는 탈레반의 활동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미 정보기관들은 현 아슈라프 가니 체제가 미군 철수 후 2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1975년 미군이 베트남에서 철수 후 사이공이 몰락하기까지 걸린 기간과 같다.

하지만 최근 탈레반 행동반경을 고려해 체제 붕괴 시점을 6~12개월로 좁혔다. 일부 기관 관계자들은 철수 후 3개월 만에 아프간이 붕괴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25일 백악관에서 예정된 미ㆍ아프간 정상회담에서는 미군 철수 후 아프간 안정 방안에 대한 논의가 오갈 예정이다. 그동안 아프간 정부는 미군이 철수하면 사회 질서가 무너질 것을 우려해왔다.

WSJ는 미 의회 양 당이 탈레반의 표적이 될 만한 사람들의 대피를 지원하고 있으며, 세스 몰튼 하원 의원은 아프간 통역사와 특별 이민 비자 발급 자격이 되는 사람들 총 2만여 명을 대피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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