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발자국 지우기 2050] ‘굴뚝산업’은 옛말…‘배·철·수’로 거듭나는 포스코

입력 2021-06-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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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기업 특명 '넷 제로'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 오명...그린철강으로 이미지 변신

굴뚝 산업의 대명사인 철강업계가 달라지고 있다. 특히 국내 철강산업을 이끄는 포스코가 ‘그린철강’으로의 이미지 변신을 주도하고 있다.

철강산업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17%를 차지하는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으로 꼽힌다. 올해 2월 철강업계는 국내 산업계 최초로 ‘2050 탄소중립’을 공동 선언하며 탄소배출 감축에 팔을 걷어붙였다.

환경부 소속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의 ‘2020년 국가 온실가스 잠정 배출량’에 따르면 지난해 철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9390만 톤으로 전년보다 2.5%(약 240만 톤) 감소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4년 만에 처음 감소했다.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7565만 톤(직간접 합산)으로 전년 대비 5.7%(461만 톤)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철강 생산이 줄어든 탓도 있지만,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노력이 성과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배ㆍ철ㆍ수로 사업 패러다임 전환...배터리와 수소로 영역 넓히며 탄소배출 제로 보폭 확대

여기서 더 나아가 포스코는 철강에서 배터리, 수소 등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탄소배출 제로(0)’를 향해 보폭을 늘리고 있다. 이른바 ‘배·철·수’로 사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한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올해 창립 53주년 메시지에서 “저탄소·친환경으로 대변되는 메가 트렌드 전환 국면에서 포스코그룹은 철강을 넘어 전기차 강재 및 부품, 이차전지소재, 수소 등 친환경 사업의 선도 기업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포스코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한·중·일 등 대형 고로 생산체제에 기반한 아시아 철강사 중에선 처음이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불가피한 산업 특성을 고려하면 그 의미가 크다.

최 회장은 이달 초 펴낸 ‘2020 기업시민보고서’에서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이산화탄소 발생 저감 기술 개발과 저탄소 친환경 제품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기술, 포스코형 수소환원제철 공법인 ‘HyREX’와 같은 혁신적인 솔루션을 통해 탄소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수소환원제철을 구현하기 위해 수소 사용자이자 생산자로서 그린수소에 기반한 사업 모델을 구축하는 데 그룹 역량을 집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탄소중립 선언과 함께 2030년까지 수소 관련 핵심 생산 역량을 갖추는 내용의 그린수소 사업모델을 발표했다. 수소를 생산-운송-저장-활용하는 데 필요한 강재 개발과 부생수소 생산 설비 증대, 수소 생산 핵심 기술 개발, 수소를 활용한 철강 생산 기술인 ‘수소환원제철공법’에 대한 연구·개발에 이르기까지, 내부적으로 수소 관련 기술 역량을 강화한다는 것이 골자다.

철강재의 원료인 철광석은 산소와 결합된 산화물 형태로, 용광로에서 환원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때 환원제로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하면 철광석에 있는 산소가 수소와 반응해 물이 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고 쇳물 제조가 가능하다. 바로 수소환원제철이다.

수소환원제철은 철광석과 수소를 유동환원로에 넣어 환원철(DRI)을 생산하고, 이를 전기로에서 정제한 쇳물(용강)로 제품을 만든다. 용광로(고로)에서 석탄과 철광석을 한 데 녹이는 공정이 없어져 제철소의 상징이던 용광로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수소 사업은 단순히 제철 방식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향후 포스코의 성장에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최근 국내외 기업과 손을 잡고 관련 인프라를 갖춰가고 있다.

포스코는 리튬, 양·음극재 등 이차전지소재 분야에도 힘쓴다. 포스코그룹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양극재, 음극재와 이들의 핵심 원료인 니켈, 흑연을 공급할 수 있는 이차전지소재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전기차(EV) 배터리용 리튬, 양·음극재는 가솔린 차량 대비 연비 개선이 가능해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양극재 40만 톤, 음극재 26만 톤의 생산 체제를 구축해 에너지 소재 분야 23조 원의 매출,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호주 니켈 광업 및 제련 전문회사 ‘레이븐소프’ 지분 30%를 2억4000만 달러(약 2700억 원)에 인수했다. 포스코는 레이븐소프가 생산한 니켈 가공품을 2024년부터 연간 3만2000톤 공급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되는데 이는 전기차 18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다. 아울러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리튬 염호, 아프리카 탄자니아 흑연광산을 보유한 호주 광산업체 블랙록마이닝 지분 등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의 뿌리인 철강 사업에서도 그룹의 온실가스 감축에 힘을 보태고 있다. 수송부문에서 연료당 운행 거리 또는 운행 거리당 온실가스 배출량 규제 의무가 부과되면서 경량화 소재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고장력 자동차 강판과 고효율 전기강판 판매를 통해 지난해 536만 톤의 온실가스 감축 기여 효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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