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물류센터 화재로 드러난 '민낯'…"열악한 근무환경·무책임한 창업자"

입력 2021-06-1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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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치솟는 쿠팡 물류센터 (사진=연합뉴스)

쿠팡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가 사흘만에 잡혔지만 또 다른 불씨가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번 화재 사고가 발생 할 수 밖에 없었던 열악한 환경과 화재 발생 이후 실망스런 대응에 나선 창업자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것. 소비자들은 쿠팡 불매운동까지 거론하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9일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쿠팡 탈퇴와 쿠팡 앱 삭제 인증샷이 줄줄이 올라오고 있다.

이번 화재 사건을 계기로 쿠팡에 대한 소비자들의 실망감이 한꺼번에 표출되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 화재 사고가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에 발생할 수 밖에 없었던 인재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분노가 커지는 모습이다.

▲트위터 캡처.

사실 쿠팡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관련해서는 꾸준히 문제제기가 이뤄졌었다. '빠른 배송'을 강조하다 보니 물류센터 근무자들에게 지나친 노동을 강요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

하지만 1년 새 매출 91% 성장, 미 증시 상장 등 화려한 성공 스토리에 가리며 이같은 목소리를 매번 묻히기 일쑤였다. 지난해 쿠팡의 경북 칠곡 물류센터에서 야간 근무를 한 뒤 숨진 고(故) 장덕준 씨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1년 4개월간 경북 칠곡의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했던 장덕준씨는 지난해 10월 12일 심야 근무를 마치고 귀가한 뒤 자택에서 쓰러져 숨졌다. 근로복지공단은 올해 2월 장씨 죽음이 업무와 관련성이 있다고 보고 산업재해로 인정했지만, 쿠팡 측은 제대로된 사과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지난해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을 때도 당시 보건당국이 마스크 착용과 환기, 소독 같은 방역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점을 지적하자 외부 요인에 원인을 돌리며 반발해 비판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화재가 발생하자 소비자들은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쿠팡에서의 근무 경험담 등을 언급하며 이같은 움직임을 더 부추기고 있다.

실제 덕평물류센터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는 한 누리꾼은 "실제 화재경보기는 매우 자주 울리는데, 2분 가까이 울리는 동안에도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며 "언제든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이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같은 주장이 사실 여부로 밝혀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내부에 가연성 물건이 많아 늘 화재의 위험이 있었다는 신빙성 있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쿠팡물류센터 노조는 MBC의 2018년 10월 '바로 간다' 보도를 인용해 "창고 안에 스티로폼과 종이 박스가 가득한데 화재 대비는 심각한 수준"이며 "소화기가 없는 곳이 많고, 방화벽이 내려오는 곳에 장애물을 내버려 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여기에 김범석 창업자가 최근 한국 쿠팡의 모든 직위에서 물러난 사실까지 알려졌다. 김범석 창업자의 사임으로 김 창업자는 산업재해로 인해 노동자 사망 사고 등이 발생해도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처벌을 피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쿠팡 측은 이날 화재 현장에 고립됐던 김동식 구조대장의 순직 소식이 전해진 뒤 임직원 일동 명의로 애도를 표하는 입장문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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