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서울대 등 주요 대학 '수능 최저기준 완화ㆍ실기 축소'

입력 2021-06-0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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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협, ‘대입 전형 시행계획 변경사항’ 발표
"통합 수능 불리, 문과생 부담 완화 일부 고려한 듯"

▲연세대학교에서 수시모집 논술고사를 마친 수험생들이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대 등 주요 대학들이 지난해에 이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강화 차원에서 실기 종목을 축소한다.

전국 4년제 대학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이러한 내용의 2022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사항을 9일 발표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입 전형을 변경한 대학은 총 56개 대학이다. 대교협은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해 대학별 고사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에서 대학별 시행계획 변경 신청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서울대·서강대·중앙대 수능 최저학력기준 낮춰

대표적인 변화는 수능 최저학력기준 완화다. 서강대·서울대·중앙대는 고3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지역균형선발·고교장추천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낮추기로 했다.

서강대는 고교장추천(학생부교과)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국어·수학·영어·탐구 4개 영역 중 3개 영역 각 3등급 이내’로 문턱을 낮췄다. 변경 전에는 ‘국어·수학·영어·탐구 4개 영역 중 3개 영역 등급 합이 6 이내’였다. 수능 3개 영역의 등급 총합이 6을 넘지 않아야 했지만 이를 각 영역 3등급 이내로 낮췄다.

서울대도 지역균형선발(학생부종합)전형에서 ‘전 모집단위 4개 영역 중 3개 영역 이상 2등급 이내’의 수능 최저기준을 ‘4개 영역 중 3개 영역 이상 3등급 이내’로 완화했다.

중앙대는 지역균형(학생부교과)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낮췄다. 인문계열의 경우 종전에는 국어·수학·영어·탐구 중 3개 영역 등급 합이 6 이내였지만 이를 7 이내로 변경하기로 했다. 자연계열은 국어·수학·영어·과탐 중 3개 영역 등급 합이 7 이내인 것은 이전과 같지만 탐구 2과목 평균을 반영하던 데서 탐구 상위 1과목만을 반영하도록 했다.

예체능 실기 축소…"학종서 코로나19 고려 협의"

예체능에서 실기·실적 인정(자격 기준·기간 등) 범위를 변경한 대학도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열리지 않거나 연기한 사례를 고려한 조처다. 경기대는 체육특기자전형(축구)에서 ‘소속팀 경기에서 80% 이상 출전’이란 지원 자격을 ‘50% 이상 출전’으로 변경했다.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실기고사 종목·유형을 축소한 대학도 있다. 명지대는 실기우수자전형 농구 종목에서 나비미들슛을 폐지하고 배구 종목에선 토스·리시브를 폐지했다. 농구와 배구에서 서전트점프로만으로 기초능력을 테스트하기로 한 셈이다. 성신여대도 보컬·악기 부문에서 실기 종목을 축소했다. 보컬·악기에서 모두 2분 내외의 자유곡 1곳만 부르거나 연주하면 되는 것으로 완화했다.

각 대학은 대학별 고사 변경 사항을 안내할 예정이다. 대교협은 "지원 대학의 입학전형 변경사항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022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 변경 현황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문·이과 통합 수능 불리한 문과생 부담 완화"

주요 대학의 이번 대학별 고사 변경안은 코로나19로 인한 학습 결손과 함께 올해 첫 문·이과 통합형 수능을 치르는 문과생이 이과생보다 불리한 점도 일부 고려된 조처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문과 수험생들이 수능 최저등급을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부담을 완화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통합 수능에서 문과생과 이과생 간 유불리가 발생하면 정시에서 문·이과 교차 지원 방식도 일부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조치로 학교 내신 상위권 학생들은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이번 조치는 대체로 실기와 실적을 기준으로 하는 전형들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대회 개최가 원활하지 못했던 측면을 반영한 결과"라며 "지원 희망 대학의 변경 여부를 꼭 확인하고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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