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6억 이상 7명...보수 평균은 150억
머스크는 한 푼도 안 받았지만 스톡옵션으로 총 38조 이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지난해에도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보수를 두둑이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업 정보 조사업체 마이로그IQ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미국 S&P500 기업 CEO들의 보수 중간값이 전년보다 약 5% 늘어난 1340만 달러(약 150억 원)로 5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보수로 5000만 달러 이상을 받은 CEO는 7명으로 2019년 2명, 2018년 3명에서 늘었다. CEO 보수가 대폭 늘어난 기업들 가운데 대부분은 원래 보수가 많던 곳이 아니었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경제 위기 속에도 증시가 호조를 보이면서 스톡옵션을 톡톡히 챙긴 영향이다.
조사 대상 가운데 보수를 가장 많이 받은 CEO는 기업 인사관리 업체 페이컴의 채드 리치슨으로 지난해 2억1113만 달러를 벌었다. 2019년 2114만 달러에서 10배가량 증가했다. 스타크래프트로 유명한 게임업체 액티비전블리자드의 로버트 코틱 CEO가 1억5461만 달러로 뒤를 이었고,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한 리제네론의 레너드 슐라이퍼 CEO도 스톡옵션을 통해 1억3535만 달러를 받아 1억 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헬스케어 업체 다비타의 하비에르 로드리게스 CEO와 제너럴일렉트릭(GE)의 래리 컬프 CEO가 각각 7343만 달러와 7319만 달러로 4,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지난해 보수가 500만 달러 미만인 CEO는 24명이다. 잭 도시 트위터 CEO는 지난해 보수로 1.40달러를 받았다. 트위터의 글자 제한 수 140자를 상징하는 액수다.
에너지 인프라 기업 킨더 모건의 스티븐 킨 CEO의 보수는 1달러였다. 가장 낮은 보수를 받은 기업인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다. 그는 지난해 보수를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2018년 연봉을 0원에 계약했지만 500억 달러 규모의 스톡옵션을 받았다. 테슬라 시가총액이 늘어날 때마다 12단계에 걸쳐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올해 1분기 테슬라가 사상 최고치 실적을 거두면서 5, 6차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이전까지 합쳐 총 340억 달러의 이익을 볼 것으로 추산됐는데 보수 자체에 사실상 의미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