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서구권 제재 벨라루스에 5억 달러 차관 제공

입력 2021-05-30 14:53수정 2021-05-3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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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벨라루스 간 항공편 확대도
푸틴·루카셴코 함께 요트여행 즐겨

▲29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쿠사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러시아 흑해 연안에서 보트 여행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여객기 강제 착륙 사건으로 서방 국가들의 격렬한 비난을 받는 벨라루스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했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는 벨라루스에 5억 달러(약 5575억 원)의 차관을 제공하고, 양국 간 항공 편수를 늘리기로 합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러시아 남부 휴양도시 소치에서 5시간 이상 정상회담을 가지고 나서 이날 루카셴코 대통령을 초청해 하루 동안 함께 흑해 요트 여행을 즐기기도 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벨라루스가 최근 반정부 활동가를 체포하기를 체포하기 위해 민간 여객기를 강제 착륙시킨 데 대해 강력하게 규탄하고 제재를 추진하는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모두발언에서 “여객기 강제 착륙 사건에 대한 서구권의 비난은 비(非)우호국에 대한 감정 분출”이라고 지적하면서, 벨라루스를 두둔했다.

푸틴 대통령이 벨라루스와의 결속을 재확인시켜줌에 따라 러시아를 등에 업고 강권 지배를 강화하는 루카셴코 정권이 한층 더 강경한 행동을 취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이번 결정이 내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예정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벨라루스는 지난 23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리투아니아 빌뉴스로 향하던 아일랜드 항공사 라이언에어 소속 여객기를 전투기를 동원해 강제 착륙시켰다. 벨라루스 당국은 기내 폭발물이 설치됐을 가능성을 이유로 내세웠으나, 유럽 각국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명령해 반정부 인사를 체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객기 점검 결과 폭탄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모든 승객은 보안 검색을 받았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지난해 대선에서 선거 승리를 주장한 루카셴코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전개한 라만 프라타세비치와 그의 여자친구가 체포됐다. 이에 따라 EU는 벨라루스 여객기의 역내 항공 비행과 공항 접근 금지 조치를 내렸으며 추가 제재도 검토하고 있다. 미국도 EU와 협력해 벨라루스 정권 주요 인사들에 대한 제재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라 불리는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해 여름 치러진 대선 부정 논란에 따른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 국내 정치적 위기에 이어, 이번 서방국가들의 제재까지 국내외적 압박에 시달리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에게 힘이 돼 주는 존재가 바로 푸틴 대통령이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작년 8월 이후 벌써 세 번째로 러시아를 찾아 푸틴 대통령에게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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