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라는 단어 빼라” 요구에...꼬이는 대만의 백신 수급

입력 2021-05-28 14:17수정 2021-05-2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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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중국 개입으로 백신 계약 무산" 비난

▲대만 타이페이 지하철에서 25일(현지시간) 요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하고 있다. 타이페이/EPA연합뉴스
가뭄과 정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 ‘삼중고’를 겪고 있는 대만이 백신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만과 독일 바이오기업 바이오엔테크 간 백신 공급 계약이 막판에 무산됐다. 바이오엔테크가 계약 발표문에 ‘국가’라는 단어를 빼달라고 요청하면서다. 바이오엔테크는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공동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

천스중 대만 위생부장(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과 바이오엔테크 간 협상이 결렬된 전말에 대해 밝혔다.

그는 “대만 정부가 수개월에 걸친 협상 끝에 최종 계약본에 서명하고 바이오엔테크에 보냈다”며 “4시간 후 바이오엔테크가 갑자기 서한을 보내 보도자료에 ‘국가’라는 말을 바꿔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대만은 지난해 8월부터 바이오엔테크와 백신 구매 관련 논의를 했고 올 1월 최종계약 발표를 앞두고 있었다.

바이오엔테크 측의 요구에 대만 정부는 국가를 대만이라는 말로 바꾸기로 했지만 일주일 후 바이오엔테크가 글로벌 백신 공급 평가와 일정 재조정을 이유로 거래 완료를 미루자고 알려왔다.

천스중 부장은 “계약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문제는 계약서 밖에 있다”고 중국과 관계가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 하에 대만을 독립 국가로 언급하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앞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도 전날 “바이오엔테크와의 계약이 중국의 개입으로 가로막혔다”며 비난했다.

대만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백신 접종률은 전체 인구의 1%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날 667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고 누적 확진자는 6761명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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