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적자' 서울교통공사 정상화 가시밭길…서울시·공사·노조 해법 '제각각'

입력 2021-05-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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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임승차에 대한 정부 대책 필요…기준과 대상 나눠 적용해야"

▲4월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열린 지하철 재정난·무임수송 국비보전 호소 이벤트를 찾은 시민들이 공사 캐릭터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교통공사의 적자 규모가 1조 원을 넘어섰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와 교통공사, 노동조합의 의견이 엇갈려 향후 적자가 더 불어날 가능성도 있다. '시민의 발'이 멈추지 않으려면 결국 가장 큰 권한을 가진 정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교통공사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1조1137억 원을 기록했다. 그간 당기순손실은 2016년 3580억 원, 2017년 5254억 원, 2018년 5389억 원, 2019년 5865억 원이었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익까지 급감했다. 교통공사는 서울 지하철 1~8호선과 9호선 2·3단계(언주~중앙보훈병원역 구간)를 운영하고 있지만 지난해 수송 인원이 전년보다 7억5000만 명 감소하면서 적자 폭이 커졌다.

적자 폭이 커지고 수송 인원이 감소하는 등 악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이 없는 상태다. 이해관계 당사자인 서울시와 교통공사, 노조 모두 서로 다른 해법을 주장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교통공사가 경영합리화 노력이 부족했다며 자구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에 교통공사는 인력을 1000명 감축하고 야간 운행 폐지를 검토하겠다는 자구책을 서울시에 전달했지만 야간 운행 폐지는 시민 불편을 촉발한다는 점에서 동의를 얻지 못했다. 특히 이 방안으로 1조 원이 넘는 적자를 줄이기에도 역부족이어서 더욱 강도 높은 경영합리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교통공사 노조 역시 인력 감축에 반발하고 있다. 인력을 줄이면 안전사고에 대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인력 감축은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재정이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안전비용을 줄여서는 안 된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교통공사는 국토교통부가 한국교통안전공단과 국내 철도운영기관과 철도시설관리기관을 대상으로 시행한 '2020 철도안전관리 수준평가'에서 D 등급을 받았다. 이는 '안전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이 요구되는 미흡 상태'에 해당한다. 지난해 사고지표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결과다.

노조 관계자는 "매년 노후 전동차와 시설 개량을 위해 투자를 해야 한다"며 "'파산' 얘기도 심심찮게 들리는데 재정 악화를 막고 안전을 강화하려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통공사와 노조는 '무임승차' 적자에 대한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운임요금을 올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코로나19로 서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무임수송 적자를 정부가 보전해주거나 무임승차 기준을 재정비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이다.

교통공사의 법정 무임승차 손실액은 지난해 2643억 원을 기록했다. 무임승차 이용자는 65세 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이다. 지난해 지하철 1~8호선을 이용한 무임수송 인원은 1억9600만 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무임승차 손실액이 4029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사회복지 증진 차원에서 무임승차 제도가 유지되고 있는데 결국 정부가 나서서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임승차 폐지가 어려우면 기준을 바꾸거나 요금을 차등해서 부과할 수도 있다"며 "정부가 화두를 던지고 논의를 끌고 가야 공사 재정과 안전 문제 등 대안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철도학회는 2015년 발간한 '도시철도 무임승차에 대한 개선 방안 연구' 논문을 통해 "한국처럼 단순히 연령과 대상자만을 지정하여 전액 할인해 주는 나라는 없다"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일본은 성인요금과 같은 요금을 적용하지만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는 노인에 한해 승차권을 지급한다. 덴마크는 65세 이상에게 50%~75%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이용시간을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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