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약물로 살해"…한강사건 황당 보고서 유포

입력 2021-05-26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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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경찰, 위법성 검토…"종합적으로 살펴본 뒤 조치"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후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손모(22)씨 사건과 관련 한 누리꾼이 경찰 수사를 믿지 못하겠다며 자체적으로 123쪽 분량의 분석보고서를 유포했다. 온라인 상에 떠도는 음모론들을 모은 수준으로 경찰은 위법성 검토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15일 작성돼 온라인상에서 유포되고 있는 보고서를 보면 해당 누리꾼은 당시 손씨와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씨를 범인으로 단정하며 각종 음모론을 제기했다.

이 보고서를 만든 누리꾼은 자신을 △패션 분야 24년 △초·중·고 학생 교육 24년 △건축 및 건물관리 분야 20년 등의 경력이 있다고 소개했다. 범죄학이나 법학 관련 경력은 전무하다. 문건의 편집도 전반적으로 허술하고 조악하다. 맞춤법이 맞지 않거나 주술관계를 잘못 사용한 문장도 있다.

이 누리꾼은 보고서를 통해 "A는 평소 손군을 안 좋게 생각하고 있었고, 기회를 봐서 죽여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A는 손군이 CCTV 없는 한강에 살고, 해양공포증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 두었다가 야간 술자리 동선으로 그를 죽여야겠다고 생각했고, 완벽범죄를 계획해 그대로 실행해 죽였다"고 주장했다.

누리꾼은 "A는 술이 취하지도 않았고, 잠든 적도 없어 모든 상황을 알고 있으며, 순식간에 의식을 잃은 손군의 바로 옆에 유일하게 있었고, 최소 40분 이상의 장시간동안 119 구조대를 부르지 않은 정황증거로부터 의식을 잃는 가격과 약물주입은 A가 실행했음으로 보는 것이 참일 개연성이 높으며, 정황증거로부터 인지된 정황사실로 보아 A가 범행을 했다는 주요 사실을 추정 및 추론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 결과 손씨의 사인은 익사로 확인됐다. 약물 반응 등 타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또 골든 단어 사용에 대해서는 "손군 또래 학생들 중 지소울을 골든이라 부르는 경우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것은 그야말로 모르기 때문에 검색 통해서 말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건 당일 손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동영상 속에 등장한 '골든'이란 표현에 대해선 경찰은 특이사항이 없는 것으로 결론내렸다.

해당 영상에는 손씨가 A씨에게 "골든 건은 네가 잘못했어. 솔직히"라고 말하는 내용이 있었다. 이를 두고 온라인상에선 다양한 추측이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우리가 파악하기론 골든이란 가수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며 "동영상 속에 다른 가수 이름도 나오는 걸로 봐서 우호적인 상황에서 공통의 관심을 얘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누리꾼은 "이번 사건은 치밀하게 계획된 살인사건"이라며 "범인은 손군을 한밤중 불러내고, 마지막 시간을 함께 보낸 A이고, 공범은 A의 가족, 서초경찰서, 국과수, 주요언론사들"이라고 주장했다.

또 기타공범 가능성에 대해서도 "A가 의대생인 것을 추앙하며 나이나 수준은 비슷한 무리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증거들이 있는데 경찰은 갑자기 조선시대 화살쏘던 시대 수사관처럼 직접 살인장면만 찾고 있다"며 "서초경찰서는 살인을 은폐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친구가) 피의자가 아니면 책임은 전적으로 내게 있다"며 "자료를 꺼내 얘기하는 분들에게는 아무런 죄가 적용될 수 없으며 모든 책임이 내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도 적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A씨뿐 아니라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게 몇 가지 있다"며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조치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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