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영끌·소비회복·생활자금수요…1분기 가계빚 154조 급증 ‘사상최대폭’

입력 2021-05-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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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빚 두배 육박, 4분기 기준 175.6%
GDP·처분가능소득 증가보다 빨라 “유의해야”

(사진=연합뉴스)

가계빚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부동산과 주식시장 활황에 따른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다 투자)에다, 소비심리 회복에 따른 판매호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증가세가 경제성장(GDP)이나 처분가능소득 증가세보다 빠르다는 점이다. 이미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신용은 170%를 넘어 두 배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정상적인 경제생활로는 빚을 갚기 어려운 지경으로 내몰리고 있는 셈이다.

25일 한국은행에 빠르면 올 1분기말(1~3월) 가계신용 잔액은 1765조원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같은기간과 견줘 153조6000억원(9.5%) 늘어난 것으로 증가폭으로는 역대최대이며, 증가율로는 2017년 2분기(10.4%) 이후 가장 컸다.

전분기와 비교해도 37조6000억원(2.2%) 늘었다. 이는 작년 3분기(+44조6000억원, +2.7%) 이후 2분기연속 증가세가 둔화한 것이나, 1분기 기준으로만 놓고 보면 이 또한 역대 최대 증가세다.

(한국은행)
부문별로 보면, 가계대출은 전년동기대비 144조2000억원(9.5%) 증가한 1666조원을 보였다. 역시 증가폭으로는 역대 최대치며, 증가율로는 2017년 2분기(10.2%) 이후 가장 컸다.

이중 주택담보대출은 72조8000억원, 8.5% 늘어 각각 2017년 1분기(75조2000억원)와 2017년 3분기(9.6%) 이래 최대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는 주택매매와 전세수요 증가가 꾸준한데 따른 것이다. 실제 같은기간 전국 주택매매 및 전세거래량은 각각 28만호와 34만7000호를 기록했다. 매매거래량은 작년 4분기(35만호) 보단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전세거래량은 작년 4분기(31만2000호)보다 늘었다.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71조4000억원, 10.8% 늘었다. 증가폭으로는 역대최대치고, 증가율로는 2016년 4분기(10.9%) 이래 가장 큰 것이다. 주식 및 비트코인 등 일부 가상화폐(가상자산) 투자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가 증가한 때문이다.

판매신용은 99조원을 보여 사상최고치였던 작년 3분기(96조1000억원) 기록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9조4000억원 10.5% 늘어 각각 2017년 3분기(10조1000억원)와 2018년 4분기(11.5%) 이래 최대 증가세를 경신했다.

이중 신용카드회사와 할부금융사 등을 포함한 여신전문기관은 97조9000억원으로 역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백화점과 자동차회사 등을 포함한 판매회사는 1조원으로 2016년 4분기(1조1000억원) 이후 가장 많았고, 1분기 기준으론 2010년(1조원) 이후 11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소비부진이 완화된데다, 자동차 판매가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라는게 한은측 설명이다.

(한국은행)
한편, 이같은 증가세는 GDP와 처분가능소득 증가율보다 빠르다. 그렇잖아도 작년 4분기 기준 명목 GDP 및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신용은 각각 89.8%와 175.6%(추정치)를 기록 중이다. 올 1분기엔 더 늘어 가계빚이 경제규모에 근접하고 처분가능소득의 두배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이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주택매매 및 전세자금 수요에 주담대가 꾸준히 증가했고, 주식투자 수요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 등에 기타대출도 증가했다. 판매신용 역시 소비증가와 자동차판매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며 “가계신용 증가 속도가 명목 GDP와 처분가능소득 증가세보다 빠르다. 유의해서 볼 필요가 있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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