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부동산 정책 논의만 한 달…서울 아파트 시장은 ‘들썩’

입력 2021-05-23 12:47수정 2021-05-2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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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재산세 감면' 놓고 한 달째 내홍
아파트값 상승률 2·4대책 이전으로
양도세 중과에 '매물 잠김' 가속화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여당이 부동산 정책 전면 수정을 공언했지만 한 달 넘게 방황하고 있다. 당 내부에서 세제 개편 방향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좀처럼 정책 방향을 결정하지 못해서다. 여당 내 의견 대립이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상승률 기준 2·4주택 공급 대책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정부의 대규모 공급정책과 규제 기조로 한동안 상승 폭이 둔화했지만 규제 완화 기대감이 시장에 퍼지면서 아파트값이 오르고 매수심리도 되살아난 것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재산세 감면안을 놓고 규제 완화파와 강경파가 대립 중이다. 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는 20일과 21일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고 재산세 감면안을 포함한 부동산 정책안 도출을 시도했지만, 양측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부동산특위는 21일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양도소득세(양도세) 부과 대상 축소와 재산세 감면 범위 조정(6억 원→9억 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 등을 당 지도부에 보고했다. 애초 부동산특위는 부동산 정책 수정안을 확정해 지도부에 보고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자 논의 안을 모두 나열해 보고하는 데 그쳤다. 당내 의견 취합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부동산특위 보고 직후 일부 지도부 의원은 종부세와 양도세 완화 방안과 관련해 부자 감세라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부동산 시장은 다시 과열 조짐을 보인다. 아파트값은 계속 오르고 매물은 자취를 감췄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7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1%로 지난주 0.09%보다 0.01%포인트(P) 더 올랐다. 주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0.1%대를 기록한 것은 2·4주택 공급 대책 발표 전인 2월 첫째 주(0.1%) 이후 15주 만이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2·4대책 발표 이후 상승 폭이 계속 둔화했다. 이후 지난달 첫째 주에는 0.05% 오르는 데 그쳤다. 하지만 지난달 초부터 오세훈 시장 취임에 따른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과 여당의 부동산 세제 완화 기조가 부동산 시장을 자극했다. 이에 지난달 첫째 주 이후 아파트값 상승률은 줄곧 확대돼 이달 셋째 주 2·4대책 이전 아파트값 상승률 수준을 회복했다.

▲여당이 부동산 정책 전면 수정을 공언했지만 한 달 넘게 방황하고 있다. 당 내부에서 세재 개편 방향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좀처럼 정책 방향을 결정하지 못해서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서울 내 아파트 매물은 한 달 전보다 급감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논의는 사실상 없던 일이 되면서 다음 달 1일부터 예정대로 양도세 중과가 시행된다. 이 때문에 다주택자는 양도세를 내느니 증여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매물 잠김 현상이 가속화하는 셈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23일 강남구 아파트 매물건수는 4274건으로 한 달 전인 4811건보다 11.2% 줄었다. 용산구와 서초구도 각각 10%와 9%씩 매물이 줄어드는 등 고가 주택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매물 감소 현상이 발생했다. 이 기간 서울 전체 매물은 3.7% 감소한 4만6508건으로 집계됐다.

정부와 여당은 이르면 25일 이후 부동산 정책 개편안 결론을 낼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날 정책의원총회를 열고 세제 개편안을 논의한다. 이후 당정 협의를 거쳐 이달 안으로 결론지을 가능성이 크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민의 수렴과 당정 협의 등을 거쳐 가능한 한 내달까지 모두 결론 내고 발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여당 내 의견 차이가 팽팽한 만큼 논의가 다음 달까지 이어질 수 있다. 김진표 부동산특위 위원장은 “부동산 정책은 굉장히 민감하고 전부 연계돼 있어서 합의되기 전에는 얘기하기 참 힘들다”며 “더 토론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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