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속도 조절이 절실…응답 기업 75% "동결 또는 인하해야"
산업계 전반에 걸쳐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저임금의 빠른 인상 탓에 인력감축과 시간 외 근로 최소화 등 고용상황은 오히려 악화했다. 실질임금 역시 감소해 역효과도 이어진다는 게 이유다.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의 2배인 미국의 연방 최저임금이 '11년째 동결 중'이라는 점도 이런 주장에 설득력을 더했다.
20일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은 '최저임금 영향, 경영 애로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 조절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설문 조사는 △한국산업연합포럼 △자동차산업연합회 소속 기업 168사를 대상으로 벌였다.
한국산업연합포럼은 기계와 디스플레이, 바이오, 반도체 등 15개 업종의 연합 단체다.
자동차산업연합회는 자동차산업협회(KAMA)를 비롯해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현대ㆍ기아 협력회, 한국지엠 협신회, 쌍용차 협신회 등이 모인 9개 단체 연합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과 올해의 최저임금 수준에 대해 응답 기업의 48.8%가 "높은 수준"이라고 답했다.
전체 응답 기업 중 73.7%는 과거 최저임금 상승이 매출, 영업이익 등 경영실적에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영향이 없다는 기업은 21.0%에 그쳤다.
향후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에 대해서는 “동결되어야 한다”라는 비중이 48.4%로 가장 컸다. 이밖에 최저임금을 오히려 내려야 한다는 응답도 26.1%에 달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애초 취지와 달리 오히려 고용축소나 근로자들의 실질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확인시켜준 셈이다.
정만기 KIAF 회장은“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체감 어려움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금년 최저임금 동결이나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응답 업체 중 74.5%에 달했다"라며 "2022년 최저임금 결정 때 참고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KIAF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최저임금 수준은 2021년 현재 연방 최저임금은 시간당 7.25달러 수준이다. 2009년 7월 24일부터 적용된 이래 11년째 동결 상태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25년까지 시간당 최저임금 수준을 15달러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관련법 개정안을 의회에 상정한 상태다.
KIAF는 "2019년 기준 미국의 1인당 소득이 6만5280달러지만, 한국은 3만1838달러 수준에 불과하다"라며 "이 점을 고려하면, 시간당 7.25달러는 물론 미국 행정부가 목표로 삼은 15달러조차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최저임금 수준"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