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슬로바키아 공장, 누적 생산 400만대 달성…"굳건한 유럽 공략 전초기지"

입력 2021-05-19 10:00수정 2021-05-1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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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가동 후 14년 6개월 만의 기록…전략형 차종 '씨드' 등 年 35만대 생산

▲기아 슬로바키아 공장 전경 (사진제공=기아)

기아의 유럽 생산기지인 슬로바키아 공장이 누적 생산 400만대를 달성했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경영 전략의 하나로 설립된 슬로바키아 공장은 현지 전략형 차종을 생산하며 유럽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로 자리 잡았다.

19일 차 업계에 따르면 2006년 12월 가동을 시작한 기아 슬로바키아 생산공장(KMS)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 397만8834대를 생산해 판매했다. 월평균 2만8000대를 생산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중 누적 판매 400만대 고지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슬로바키아 공장은 가동 첫해 3000대를 시작으로 2008년 20만대, 2013년 31만대 등 꾸준히 생산량을 늘려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기 직전인 2019년에는 역대 최대치인 34만4000대를 생산했다. 중국과 미국 등 기아의 다른 해외 공장과 비교해도 월등하게 많은 생산량이다.

▲기아 슬로바키아 공장 생산라인 (사진제공=기아)

슬로바키아 질리나 지역에 자리 잡은 공장은 프레스, 차체, 도장, 조립, 엔진 등 완성차 제작 전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종합 공장이다. 공장 전체 규모만 해도 축구장 238개 면적인 약 165만㎡에 달한다. 연간 35만대를 생산할 능력을 갖췄고, 시간당 생산 대수는 60대 수준이다.

지금은 현지 전략형 차종인 씨드와 벤가, 스포티지를 생산해 유럽과 중동 지역에 판매하고 있다. 슬로바키아는 유럽연합(EU)에 가입돼 있어 이곳에서 생산한 물량은 관세 부담 없이 유럽 시장에 판매할 수 있다.

슬로바키아 공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추진한 글로벌 경영 전략의 하나로 탄생했다. 기아는 개발과 생산의 현지화로 유럽 소비자 취향에 맞는 제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공급해 확고한 판매 기반을 구축한다는 목표로 2002년부터 동유럽 공장 건설을 추진했다. 폴란드, 체코, 헝가리가 함께 후보지로 검토됐지만, 막대한 인센티브 지급을 약속한 슬로바키아가 최종 선택됐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공장 부지를 무상 제공하고 완성차 수송을 위한 철도 인프라를 건설하는 등 기아가 지출한 총투자비의 15%를 인센티브로 지원하며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기아는 슬로바키아 공장에 10억 유로(약 1조3700억 원)를 투자했고, 4000명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며 화답했다.

▲기아 슬로바키아 공장 (사진제공=기아)

정 명예회장은 슬로바키아 공장의 성공적인 가동에 각별한 관심을 쏟았다. 공장 건설이 한창이던 2005년 현지를 방문한 정 명예회장은 “유럽공장은 유럽시장 공략을 책임질 전략기지로 만들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고 품질 좋은 차를 만드는 공장으로 건설해야 할 것”이라며 “유럽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이 유럽 고객과 첫 대면을 할 때부터 최고의 품질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체계적인 품질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2006년 12월 완공된 슬로바키아 공장은 현지 전략형 차종 씨드를 양산하며 기아의 유럽 시장 공략을 뒷받침했다. 씨드는 기아가 유럽 소비자 취향에 맞춰 새로 개발한 준중형 해치백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기아 디자인센터에서 디자인을 담당했고, 엔진 제품군도 현지 수요에 맞게 다양화한 점이 특징이다. 씨드는 양산 이후 지금까지 150만대 이상 판매되며 유럽에서 기아의 브랜드 위상을 높이는 역할을 다하고 있다.

▲2007년 4월 27일 기아 슬로바키아 공장 준공식이 열리고 있다. 정몽구 회장(왼쪽 네 번째) 등 관계자들이 기념 테이프를 끊고 있다. (사진제공=기아)

슬로바키아 공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도 인연이 깊다. 정의선 회장이 기아 사장을 맡을 당시에 준공돼서다. 정 회장은 당시 의사 결정권자로 슬로바키아 공장의 초기 판매 전략 수립에 관여했고, 씨드 양산 기념식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기아는 지난해에도 950억 원을 들여 엔진공장을 증설하는 등 슬로바키아 공장을 향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슬로바키아 공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주춤한 가동률을 높여 다시 기아의 최대 해외생산기지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기아 유럽 전략형 차종 씨드 (사진제공=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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