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스, 주가 반등 기회 봤나…‘빌 황의 아케고스 사태’ 관련 주식 매입

입력 2021-05-1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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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콤CBS·바이두·텐센트뮤직 등 사들여
아케고스 사태로 급락한 종목이라는 공통점
주가 반등 노린 저가 매수라는 평가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이 2019년 6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조지프 슘페터 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AP뉴시스
‘헤지펀드 대부’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 회장이 이끄는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이하 소로스펀드)가 이른바 ‘아케고스 사태’로 급락세를 면치 못했던 종목들의 지분을 대거 매입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소로스 회장이 주가 반등 기회를 노린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소로스펀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한 보유주식 현황 자료(Form 13F)에서 올해 1분기 미디어그룹 비아콤CBS의 주식 1억9400만 달러(약 2191억 원)어치를 사들였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중국 기업인 바이두와 웨이핀후이(VIPSHOP)의 주식을 각각 7700만 달러, 4600만 달러어치를 매수했고, 텐센트뮤직도 3400만 달러어치를 사들였다.

이들 기업은 한국계 유명 펀드매니저 빌 황이 촉발한 초대형 블록딜 쇼크인 이른바 ‘아케고스 사태’와 관련된 종목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소로스펀드는 아케고스 사태 전까지는 이들 종목에 투자하지 않다가, 사태가 발생한 이후 투자에 나섰다. 블룸버그는 이번 소로스펀드의 투자에 대해 아케고스 사태를 투자 기회로 삼은 시도라고 평가했다.

아케고스는 지난 3월 26일 레버리지를 통해 투자한 일부 종목의 주가가 급락하자 마진콜에 내몰렸고,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주식을 담보로 잡고 있던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월가 주요 은행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블록딜 방식으로 해당 종목 주식을 팔았다. 블록딜 물량이 개장 전은 물론 장중에도 시장에 쏟아지자 비아콤CBS와 바이두, 텐센트뮤직 등 해당 종목 주가가 일제히 급락하는 등 증시가 요동쳤다. 이렇게 블록딜 형태로 당일 나온 주식은 300억 달러어치가 넘었다. 시장에서는 아케고스 사태로 인한 월가 피해액이 최소 1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아케고스에 거래를 중개하고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진 크레디트스위스(CS)와 노무라홀딩스의 피해가 가장 컸다.

SEC는 미국 주식 1억 달러 이상을 운용하는 투자자들로부터 분기별로 보유 현황을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소로스펀드는 전 분기보다 미국 주식 보유분을 7700만 달러 줄인 45억 달러어치를 들고 있다고 밝혔다. 소로스펀드는 1분기에 페이팔 공동 창업자 피터 틸이 이끄는 빅데이터 분석회사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의 지분 약 3500만 달러(1850만 주)를 매각하며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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