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ㆍ롯데ㆍ홈플러스, 땅ㆍ매장 팔아 실탄 확보…왜?

입력 2021-05-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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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ㆍ요기요 매물 인수에 일제히 '올인'…"경쟁사가 가져가면 설 자리 없다" 판단

▲이마트 가양점 전경 (사진제공=이마트)

유통업체들이 점포를 매각하고 땅을 팔아 실탄 확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점포를 매각하고 있는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운영사 MBK파트너스에 이어 이마트도 지난해 마곡 부지에 이어 가양점 매각에 성공했다. 이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옥션과 G마켓을 운영중인 이베이 코리아와 주문ㆍ배달 플랫폼 2위 업체 요기요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 이마트 2.3조 현금 확보 vs 롯데쇼핑 2.7조 실탄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마트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서울특별시 강서구 가양동 449-19 토지 및 지상 건물을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매각 자금은 6820억 원이다. 이어 신세계프라퍼티에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동 토지를 749억원에 양도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향후 개발 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이마트 측은 “재무건전성 및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라며 “이마트 가양점 토지 및 건물을 매각한 이후 12개월간 임차 운영하며 향후 매수인이 신축할 건물 중 일부를 분양받아 이마트가 재입점하는 조건부 거래”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2019년부터 지속적으로 비효율자산 매각으로 현금을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마곡지구 부지를 매각해 6000억 원을 마련했다. 그 결과 2019년 6809억 원이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1조1132억 원으로 불었다.

이번에 가양점 판매 대금 6820억 원과 남양주 땅 처분액을 더하면 1조8700억 원 수준이 된다. 여기에 신세계도 지난해말 기준 3887억 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 중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1월 5개 점포 및 물류센터 토지를 롯데리츠에 양도해 약 7300억 원을 확보했다. 이를 포함한 지난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9131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지난달에는 롯데물산에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 지분 전량을 8300억 원에 매각했다. 현재까지 마련한 실탄은 2조7000억 원 내외로 추정된다.

▲지난해 폐점한 롯데마트 구로점 전경 (사진제공=롯데쇼핑)

홈플러스 역시 최근 들어 점포 매각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안산점과 대구점, 대전둔산점, 대전탄방점 등 4개 점포에 대한 자산유동화를 실시한 홈플러스는 최근 전국 5위권 매장인 부산 가야점 매각을 결정했다.

◇ 이베이·요기요 인수전 나선 롯데쇼핑ㆍ이마트ㆍ홈플러스

공교롭게도 이들 업체는 최근 이베이코리아와 요기요 인수전에서 눈치 게임을 벌이고 있다. 땅과 점포를 팔아 실탄을 마련하는 이유도 인수 추진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주 목적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확보한 자금에 계열사의 지원까지 더하면 인수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란 얘기다.

이베이코리아는 2000년 처음 사업을 시작한 국내 대표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지난해 20조 원의 거래액으로 네이버 쇼핑과 쿠팡에 이은 국내 3위 업체로 거론된다. 시장점유율은 1위 네이버(17%)에 이어 쿠팡이 13%로 2위며, 이베이는 12%로 바짝 따라 붙고 11번가(6%)와 롯데온(5%)도 추격 중이다.

현재 이베이 인수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업체는 롯데쇼핑과 신세계이마트, 11번가, MBK파트너스로 평가된다. 이들의 점유율은 3~5%에 불과해 이베이 인수에 성공할 경우 단숨에 거래액 20조 원이 넘는 쿠팡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이커머스 빅3에 오를 수 있다.

이베이 측이 제시한 가격은 5조 원으로 알려진다. 본입찰은 당초 14일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실사 작업 등에 차질을 빚으며 이달 말 이후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요기요 인수전에서도 눈치 게임을 벌이고 있다. 현재 매각에 나선 요기요의 주관사로부터 투자설명서를 받아간 곳은 신세계와 롯데, GS리테일 등 주요 유통 대기업과 MBK파트너스, 텍사스퍼시픽그룹(TPG), CVC캐피탈등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알려졌다.

오픈마켓과 함께 배달로 대표되는 퀵커머스는 유통업계 최대 관심거리로 요기요는 배달의 민족에 이어 국내 주문 배달 업체 2인자다. 이어 쿠팡이츠가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요기요의 몸값은 당초 배달의민족의 절반 수준인 2조 원대로 알려졌지만, 실사 및 협상 과정에서 1조 원대를 넘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이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은 대형 빅딜을 위해서이지 않겠냐”면서 “어느 기업이든 이베이코리아나 요기요 등을 경쟁사에 빼앗길 경우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판단 아래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2건의 대형 거래가 유통업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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