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군위군 땅값, 강남보다 많이 오른 이유 있었네

입력 2021-05-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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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위군 땅값 1년새 5.7% 상승…세종ㆍ하남시 이어 '전국 3위'
대구공항 이전 기대감 반영…외지인 투자 급증

▲경북 군위군의 한 마을. (출처=군위군)
경북 군위군 토지시장이 뜨겁다. 땅값 상승률에서 서울까지 제쳤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 3월까지 1년 동안 군위군 토지 가격은 5.7% 올랐다. 경기 시ㆍ군ㆍ구 중 세종시(11.4%), 경기 하남시(6.1%)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서울 강남구(5.4%)나 서초구(5.0%)보다도 높다.

군위 땅값을 끌어올린 '공신'으론 대구공항 이전에 대한 기대감이 꼽힌다. 지난해 8월 국방부는 공군 기지를 포함한 대구공항을 대신할 신공항을 군위군 소보면과 경북 의성군 비안면 사이에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공항이 생기면 인구 3만 명이 안 되는 농촌도시인 군위군에 새로운 먹거리가 생긴다.

공항이 생기는 소보면은 땅값 상승세가 더 거세다. 1년 동안 10.0% 올랐다. 신공항 예정지인 소보면 봉황리에 있는 한 필지는 지난해 8월 3.3㎡당 약 35만 원에 팔렸다. 매도자가 2017년 3.3㎡당 10만 원에 땅을 샀던 것을 고려하면 3년 만에 땅값이 세 배 이상 뛴 셈이다.

거래도 활발해졌다. 지난해 군위군에선 토지가 2472건 매매됐다. 2019년(1918건)보다 거래량이 500건 넘게 늘었다. 신공항 건설 확정 직후인 8~11월 한 달에 300필지 넘는 필지가 매매됐다.

군위군 부동산 시장에선 거래 활성화와 땅값 상승을 이끈 '큰손'으로 외지 투자자를 꼽는다. 지난해 군위군에서 신고된 토지 매매 중 매수자가 외지인인 거래는 1695건이다. 지난해 매매된 토지 중 3분의 2는 외지인이 사들였다는 뜻이다. 특히 군위군과 인접한 대도시인 대구에선 투자자들이 한 달에도 수십 필지씩 군위 땅을 사들였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토지시장 과열이 우려되지 경북도는 9월 신공항 예정지 인근 11개 리(里)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지만 열기를 잠재우진 못했다. 소규모 토지(농지 500㎡ㆍ임야 1000㎡ㆍ그 외 500㎡ 이하)는 허가 없이도 매매할 수 있어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밖 거래가 늘어나는 풍선효과(한쪽 문제를 억누르면 다른 쪽에서 새로운 문제가 불거지는 것)도 나타났다.

다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논란 이후 토지시장 규제가 강화되면서 군위군에도 그 여파가 미치고 있다. 농지 취득 절차가 까다로워지고 부재지주 토지에 대한 세금이 무거워진 영향이다. 소보면 S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작년엔 대구 사람들이 땅을 많이 샀지만 LH 사태 이후엔 다소 수그러들었다"면서도 "개발 호재가 있는 만큼 땅값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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