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쿠데타 100일] 경제 붕괴 우려...마이너스 20% 성장률 경고도

입력 2021-05-1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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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간 민주화 시기에 이룬 경제성장 물거품 위기
UNDP “내년 초 인구 절반인 2500만 명, 빈곤층 전락” 경고
피치, 올해 미얀마 경제성장률 -20% 전망

▲미얀마 쿠데타 시위대가 9일(현지시간) 양곤에서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양곤/EPA연합뉴스

11일로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지 100일이 된다. 연일 계속되는 시위와 군부 유혈진압의 악순환 고리가 계속되면서 미얀마 민생 경제는 파탄 일보 직전에 놓여 있다.

지난 10여년간 민주화 바람 속에 주요 선진국과 기업들의 잇따른 투자 등에 힘입어 성장했다. 유엔개발계획(UNDP)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7년까지 12년간 미얀마에서 빈곤층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12년간 쌓아올린 이러한 경제적 결실은 쿠데타 발생 1년만에 모두 수포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UNDP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쿠데타까지 겹치면서 내년 초 전체 인구의 약 절반인 2500만 명의 사람이 빈곤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미얀마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한 차례를 타격받은 상황이었다. 공장들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해 미얀마 경제의 한 축이었던 의류산업이 새 주문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류산업은 미얀마 수출의 약 25%를 차지한다.

유엔에 따르면 미얀마 인구의 83%의 소득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으며 이 여파에 빈곤층 인구가 11% 증가했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군부 쿠데타까지 겹치며 내년 초엔 인구 절반이 빈곤층에 내몰렸던 2005년으로 되돌아갈 위기에 놓이게 됐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도 미얀마에서 300만 명 이상이 굶주림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 흘라잉타야 산업지구에 있는 의류 공장에서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사진은 2015년 9월. AP뉴시스

경고등이 켜진 것은 의류산업뿐만이 아니다. 시위대 활동을 막기 위한 인터넷 제한도 금융, 요식업 등 전방위적인 경제 활동에 큰 지장을 주고 있다. 여기에 의료·교육은 물론 은행·항만·철도 등 주요 분야에서 시민 불복종 운동(CDM)이 확산한 것도 타격을 주고 있다.

자영업자 역시 문을 열지도 닫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처해있다. 미얀마 양곤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현지 언론에 “시위대가 총에 맞거나 체포되는 상황에서 매일 매장을 열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임대료와 세금, 직원들 월급은 꼬박꼬박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타격은 더 치명적이다. 트럭 운전사들이 군부에 반발하며 파업을 이어가면서 수출길은 사실상 차단됐고 군부가 시위대 활동을 막기 위해 현금 인출에 제한을 두면서 직원 급여 지급도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각국의 경제 제재로 수입이 여의치 않게 되면서 미얀마 내부 에너지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경제성장 전망은 암울한 상황이다. 세계은행은 올해 미얀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피치그룹 산하 컨설팅업체 피치솔루션스는 이보다 훨씬 더 비관적 전망을 하고 있다. 피치솔루션스는 지난달 초 보고서에서 미얀마 경제가 올해 20% 뒷걸음질 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쿠데타로 인한) 사망자 증가 등 사회적 불안정으로 미얀마 GDP의 전 영역이 붕괴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배제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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