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SCMP “한국, 정권 바뀌면 G2 반도체 전쟁서 미국으로 기울수도”

입력 2021-05-06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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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대 시장 중국과 오랜 동맹 미국 사이에서 중립 지켜와"
"보수 성향 지도자 집권하면 외교정책 바뀔 수도"
문정인 "중국시장과 인연 끊으면 한국 경제 엄청난 피해"

▲2015년 9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메릴랜드주 앤드류스 공군 기지 도착 후 당시 부통령이었던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함께 활주로 위의 레드 카펫을 걷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홍콩 유력 영자지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현지시간)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일어나면 주요 2개국(G2, 미국·중국)의 반도체 전쟁에서 미국으로 기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SCMP는 “중국은 한국 반도체의 최대 시장이며 스마트폰과 자동차, 방위산업 장비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산업에서 필수적”이라며 “홍콩을 포함한 중국은 이들 제품에서 지난 3월 한국 수출의 약 60%를 차지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다른 한편으로 미국은 전통적인 한국의 동맹이며 더 나아가 한국을 첨단 기술 강국으로 변모시키는 데 도움을 준 많은 반도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CMP는 “지난 4년간 전략적인 중립 정책을 추구함으로써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과 미국과의 오랜 동맹 관계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5년 임기는 내년으로 끝나고 최근 서울과 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은 참패했으며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기술전쟁에서 어느 편을 들지 더 큰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초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에서 나타난 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거대한 반감이 내년 3월 대선 표심에도 반영된다면 외교정책이 바뀔 수 있다”고 예상했다. 내년 대선에서 보수 성향 후보가 당선되면 미국 쪽으로 기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청샤오허 중국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과 한중 관계 발전에 대한 통치 철학은 상대적으로 중국의 견해에 가깝다. 이것이 미국과 중국 간의 치열한 전략적 경쟁의 시기에도 한국과 중국 관계가 상대적으로 잘 유지되는 이유”라며 “그러나 보수 성향의 지도자가 권력을 잡게 되면 한국은 미국과 더 밀접한 관계를 추구할 것이다. 미·중이 매우 치열한 경쟁을 계속한다면 한·중 관계는 다소 멀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 보수 정당은 전통적으로 중국을 더 의심해왔다”며 “또 일반적인 추세를 보면 미국이 대한국 정책에 큰 실수를 하지 않는 한 한국이 결국 미국의 반도체 궤도에 들어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설명했다.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이 중국시장과 인연을 끊는 선택을 하거나 이를 강요당하면 기업들과 한국 경제가 엄청난 피해를 볼 것”이라며 “만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보수 정당이 집권한 한국에 대중국 반도체 공급을 끊으라고 강요한다면 바이든 정부도 도널드 트럼프 전 정권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것을 보여줘 한국 진보 진영의 반감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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