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만에 압박 “최첨단 반도체 미국 내 생산 30% 돼야”

입력 2021-05-0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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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만도 상무장관 “단 하루도 압박 멈춘 날 없어”
“TSMC, 애리조나 공장 1개서 6개로 늘리는 것 계획”

▲지나 러만도 미국 상무장관이 4일(현지시간) 경제단체 화상 간담회에서 TSMC 등 대만 반도체 업체에 미국 우선 공급을 압박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사진은 러만도 장관이 지난달 20일 미국 의회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 등이 있는 대만을 압박하고 나섰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나 러만도 미국 상무장관은 이날 경제단체 화상 간담회에서 제너럴모터스(GM) 임원의 반도체 공급과 관련한 질문에 “TSMC를 비롯한 대만의 반도체 기업이 미국 자동차 업체에 우선 물량을 공급할 수 있도록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 하루도 압박을 멈춘 날이 없다”고도 했다.

이에 TSMC는 미국 공장 추가 건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TSMC는 지난해 5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120억 달러(약 13조 원)를 투입해 반도체 생산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는데 최대 5개 공장을 추가하는 것을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TSMC는 미국에서 최대 6개 생산 공장을 갖추게 된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이나 생산 규모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없다.

러만도 장관은 “중장기 해결책은 미국에서 더 많은 반도체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미국의 최첨단 반도체 생산율은 0%인데, 수요에 맞추기 위해선 이 비율을 30%까지 끌어 올려야 한다”며 “공급망 회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의 지난해 9월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 세계 반도체 생산량의 37%를 차지했던 미국 내 반도체 생산량은 12%까지 줄어든 상태다.

반도체 공급난은 차량용뿐만 아니라 게임 콘솔과 태블릿 등 전자제품에 이르기까지 여러 산업 분야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수급 불균형이 더 심각해졌다. 지난주 포드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2분기 생산이 당초 예상보다 절반 감소, 올해 생산량은 약 110만 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제너럴모터스(GM)도 지난주 반도체 공급난으로 북미 지역 여러 공장의 생산 중단을 연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문제를 국가 안보 차원으로 인식하고 지난달 12일 백악관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해 IT와 자동차 등 19개 글로벌 기업을 소집해 직접 ‘반도체 화상회의’를 주재했다. 상무부는 다음 주에도 자동차 업체 고위 임원들과 반도체 공급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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