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90)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후계자로 그레그 아벨(58) 부회장이 낙점됐다. 아벨 부회장은 캐나다 출신의 에너지 전문 경영인으로 1999년 버핏과 인연을 맺었다.
캐나다 앨버타대에서 무역을 전공한 아벨 부회장은 졸업 후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에서 회계사로 일하다 지열 전력회사 미드아메리칸(전 칼에너지)로 직장을 옮겼는데, 이 회사가 1999년 버크셔해서웨이에 인수됐다.
이후 버크셔의 유틸리티 부분에 합류한 아벨은 2008년 미드아메리칸 에너지의 CEO가 됐다. 아벨은 미드아메리칸 에너지를 세계적 에너지 회사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내 가장 큰 에너지 공급회사인 미드아메리칸 에너지는 버크셔의 매출 10%를 담당하고 있을 만큼 회사의 미래 핵심사업으로 분류되고 있다.
미드아메리칸 에너지의 현재 사명은 '버크셔해서웨이 에너지'(BHE)다. 아벨은 지금도 BHE의 CEO 겸 회장으로서 버크셔해서웨이 그룹의 다양한 에너지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아벨이 공식적으로 후계자로 지목되지 전까지 버핏의 승계구도는 2파전 양상을 보였었다. 아벨과 함께 후계자로 거론된 인물은 인도 출신의 재보험 담당 아지트 자인이었다.
자인은 1980년대 중반 버크셔헤서웨이의 작은 자회사였던 가이코(GEICO) 보험사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탈바꿈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동료들 사이에서는 온화한 성격이지만 복잡한 문제에서는 단호하고 빠른 결정을 내리는 사람으로 통한다. 또 넓은 시야와 이해력으로 어려운 거래를 성사시키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자인의 경우 아벨보다 나이도 많은데다 자인이 이끄는 보험 사업은 다른 자회사들보다 인지도도 낮았다. 이에 업계에서는 아벨을 유력 후보 지목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벨을 "빈틈없는 거래 해결사"라고 평가했다. 버핏 회장은 지난 2013년 "그레그가 전화할 때마다 항상 시간을 낸다. 왜냐면 그는 내게 대단한 아이디어를 가져다주고 정말로 혁신적인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