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 소재기업, 수출규제 피해 한국서 생산 늘려

입력 2021-05-0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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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서도 증산...신에츠화학공업 300억 엔 설비투자

▲삼성전자 로고가 적힌 유리 뒤로 한 남성이 스마트폰을 보며 지나가고 있다. 서울/로이터연합뉴스
일본 반도체 소재 업체들이 정부의 수출 규제를 피해 한국에서 생산을 늘리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일 보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도쿄오카공업은 한국 인천에 있는 기존 공장에 수십억 엔을 투자해 설비를 확충하고 생산 능력을 2018년 대비 두 배 늘렸다. 도쿄오카는 해당 공장에서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고 있다. 포토레지스트는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데 사용하는데 도쿄오카의 포토레지스트 세계 시장 점유율은 25%로 1위다.

일본 정부는 2019년 7월 한국 대법원의 일제 징용 노동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EUV용 포토레지스트와 불화수소, 폴리이미드의 한국 수출규제를 강화한 바 있다.

반도체 제조용 가스를 생산하는 다이킨공업도 한국 반도체 장비 업체와 합작회사를 설립, 공급망 분산에 나섰다. 40억 엔(약 408억 원)을 투자해 2022년 10월부터 가스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일본과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공급해 왔지만 한국 현지 생산으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도쿄오카공업과 다이킨공업은 각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납품하고 있다.

일본 업체들은 또 다른 반도체 강국인 대만에서도 생산을 늘리고 있다.

신에츠화학공업은 감광재 신공장 가동에 착수했다. 설비 투자액은 약 300억 엔으로 일본 국내에서만 생산하던 EUV용 감광재도 생산한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일본 기업의 한국 및 대만 직접투자는 계속 늘고 있다. 특히 화학 분야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뚜렷하며 그중에서도 반도체 소재가 주를 이룬다.

도쿄오카는 고객의 요구에 효과적으로 응답하기 위해 현지에서의 연구ㆍ개발(R&D)과 생산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공급망 불안도 한국 내 증산을 결정한 중요 요인이라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체 강화로 한국은 일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소재 및 제조 장비의 국산화에 주력하고 있다. 연구 개발비를 보조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세제 혜택 등으로 국내외 투자를 촉진하고 있다.

닛케이는 “일본 기업이 수출관리 대상 화학품을 한국에 수출하려면 경제산업성의 특별 허가가 여전히 필요하다”면서 “한국 현지 생산의 경우 규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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