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는 선급금 계약의 일종’…미국서 출간된 대학교재 논란

입력 2021-05-0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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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마존닷컴에 '동아시아에서 한국의 형성: 한국사'(The Making of Korea in East Asia: A Korean History'이 올라와 있는 모습. 아마존닷컴 화면 캡처

일본군 위안부는 선급금 계약을 하고 자발적으로 몸을 판 여성이라는 내용이 담긴 한국사 대학 교재가 미국에서 출판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진희 이스턴일리노이주립대 사학과 교수는 미국의 교재 전문 출판사인 코넬라 아카데믹 퍼플리싱이 일본 우익의 왜곡된 역사관을 담은 교재 '동아시아에서 한국의 형성: 한국사'(The Making of Korea in East Asia: A Korean History)를 출판해 홍보해왔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책은 일본계 미국 학자인 치즈코 앨런(Chizuko T Allen) 하와이대 박사가 집필해 지난해 12월 1일 출판한 책으로 고조선부터 21세기까지 한국의 역사를 보편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된 이후 상황에 대해 "1930년대 조선인 매춘 중개인들은 더 많은 수익을 거두기 위해 조선인 매춘부를 만주와 일본, 중국으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부 여성은 조선인 중개인에게 속거나 납치를 당하기도 했지만, 나머지 여성은 스스로 몸을 팔거나 가부장제도에서 가장의 빚을 갚기 위해 선급금을 받고 2~3년간 매춘을 하겠다는 계약서에 서명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이어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서도 이 같은 조선인들의 매춘부 모집 방식이 그대로 적용됐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이는 위안부 문제를 '매춘업자'와 '예비 매춘부' 간 계약행위로 규정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논문 '태평양 전쟁의 성 계약'과 유사한 주장이 미국에서 교재의 형태로 발간된 것이다.

현재 캘리포니아주(州)를 비롯한 미국의 일부 지역 고등학교 교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가 기술돼 있다. 그러나 일본 우익의 주장을 담은 대학 역사 교재 출판으로 왜곡된 역사 인식이 미국 내에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시아 역사 시리즈'로 기획된 이 교재는 현재 아마존을 비롯해 반스앤드노블 등 미국의 유명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앨런 박사는 최근 일본 우익 학계와 연계해 적극적으로 활동한 학자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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