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공포] 굿바이 서민주…막걸리값, 쌀 부족에 최대 35% 인상

입력 2021-05-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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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쌀 생산 52년 만에 최저, 쌀값 1년 새 25%↑
코로나19·이상기후 생산량 '뚝'…식량 위기 우려

지난해 역대 가장 긴 장마와 잇따른 태풍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더해져 올해 식량 부족 현상이 현실로 다가왔다.

1일 우리나라 대표 술인 막걸리 가격이 쌀 부족에 따른 원재료 가격 급등으로 최대 35% 올랐다. 막걸리 제조업체들은 쌀값과 포장재, 유통비용 등 원부자재의 비용 상승으로 인해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쌀 부족은 쌀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부터 햇반 가격을 6~7% 올렸고, 오뚜기와 동원 F&B 등도 즉석밥 가격을 올렸다. ▶관련기사 6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상품 쌀 20㎏ 도매가격은 5만8700원으로, 1년 전 4만6900원에서 약 25%가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평년 가격 4만2520원에 비해서는 약 38% 더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공급은 줄었는데 쌀 소비가 크게 늘어난 탓이다. 지난해 장마와 태풍 영향으로 쌀 작황이 부진해 쌀 생산량은 전년보다 6.2%가 줄어든 350만7000톤에 그쳤다. 1968년 320만 톤 생산 이후 가장 적은 양을 기록했다. 반면 코로나19로 외식이 줄고 집밥 소비가 늘면서 수요는 크게 증가했다.

이에 정부는 부족한 쌀 물량 공급을 위해 올해 6월까지 공공비축미 37만 톤을 시중에 풀기로 했다. 막걸리 가격 인상은 공공비축미가 시중에 풀리면서 원료로 사용되는 비축미 양이 부족해져서 발생한 것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이후 쌀뿐만 아니라 식량 전반에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 주요 밀 수출 국가는 지난해 자국 내 수급 안정을 이유로 곡물 수출을 전면 금지했고, 중국은 자국 내 수급 부족을 우려해 향후 9개월치 식량을 미리 수입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 같은 움직임에 따라 실제 세계 곡물가격은 지난해 6월 이후 매달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식량자급률이 해마다 떨어져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식량 가격 인상은 앞으로 식량 수급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부연구위원은"중국과 미국·호주 등 주요 식량 수출국과의 갈등 격화도 수급여건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며 "이동제한으로 인도적 구호활동이 쉽지 않은 가운데 식량자원민족주의가 확산될 경우 빈곤국일수록 사회·경제적 타격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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