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애플 판 것은 실수”…2인자 멍거는 비트코인 맹비난

입력 2021-05-0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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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애플 중 하나 포기하라면 자동차”
“로빈후드는 도박판…스팩 열풍 지속하지 않을 것”
미국 경제는 “부양책 덕분에 초고속 진전” 긍정적 평가
멍거 “비트코인 역겹고 문명 이익에 반해”

▲워런 버핏(왼쪽)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찰리 멍거 부회장이 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2년 연속 화상으로 연례 주주총회를 하고 있다. LA/로이터연합뉴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애플과 로빈후드,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 등 시장과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의 식견을 밝혔다. 애플 지분 일부를 매도한 것을 후회한다고 밝히면서 동시에 로빈후드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1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주총에서 “우리는 애플 주식을 매수할 기회가 있었고, 지난해 주식 일부를 팔았다”며 “그건 아마도 실수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 주식을 “엄청, 엄청나게 싸다”고 평가하며 “애플은 이제 일상에서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만5000달러짜리 차와 애플 중 하나를 포기하라고 묻는다면 분명히 차를 포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버크셔의 애플 주식 보유 수는 약 9억4400만 주로, 전보다 3.4%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불고 있는 스팩 열풍에 대해서는 영원히 지속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버핏 회장은 “내가 알기론 스팩은 통상 2년 내로 돈을 써야 한다”며 “당신이 내 머리에 총을 겨누고 2년 안에 사업을 사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이어 “스팩은 항상 사모펀드의 압박에 처한다”며 단점을 짚었다.

스팩과 함께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집단 매수를 촉발했던 무료 증권 거래 앱 로빈후드에 대해선 “법적인 문제는 없다”면서도 “대중의 도박 본능을 이용해 주식시장을 ‘도박판’으로 만든다”며 비판했다.

미국 경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초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 경제는 의회가 제공한 코로나19 부양책을 통해 매우 효과적으로 부활했다”며 “경제 활동의 85%가 초고속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버크셔해서웨이 순손익 추이. 단위 억 달러. 올해 1분기 117억 달러 흑자.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경기 회복 덕분에 버크셔의 1분기 실적도 양호했다. 순이익은 117억 달러(약 13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은 497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버크셔는 1분기에 총 66억 달러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는 역대 3번째 규모다. 대형 인수·합병(M&A) 기회를 좀처럼 찾지 못하자 주주 환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투자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버크셔 이인자인 찰리 멍거 부회장은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을 맹비난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역겹고 문명의 이익에 반한다고 생각한다”며 “허공에서 만든 금융상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비트코인의 성공이 싫다”며 “납치·강탈범들에게 유용할 화폐를 환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버핏은 비트코인에 대해 직접적 언급을 피하면서 "수십만 명이 비트코인을 갖고 있고 상대적으로 쇼트(매도) 입장인 사람은 두 명에 불과하다"며 "40만 명을 화나고 불행하게 만들면서 2명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선택지가 있지만, 이는 멍청한 등식"이라고 농담했다.

로빈후드에 대해서 멍거 부회장도 “황소에 붉은 깃발을 흔들고 있는 격”이라며 “선량한 시민에게서 그런 투자를 받는다는 것은 매우 끔찍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아주 많이 잘못된 일이고 우리는 사람들에게 나쁜 종목을 팔아 돈 벌고 싶지 않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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