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애플, 독과점 우려에 “미국 경제에 공헌하겠다”…5년간 478조 투자

입력 2021-04-2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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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까지 4300억 달러 투자
2018년 공개한 3500억 달러 투자서 약 20% 증액
첨단기술, 신사옥 건설, 물류·생산 거점 정비 투자로 2만 개 일자리 창출

▲미국 뉴욕 5번가에 위치한 애플스토어에 애플 로고가 보인다. 뉴욕/AP연합뉴스
애플이 미국에 향후 5년간 4300억 달러(약 478조 원)를 투자해 일자리 2만 개를 창출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제조업 부활 프로젝트에 호응하며 미국 경제회복에 공헌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그 이면에는 독과점 비판 여론을 누그러뜨리려는 의도도 있다는 평가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2026년까지 미국에 430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하면서 본국에서 제조업체로서의 입지 강화에 나섰다. 2018년 공개한 3500억 달러 투자 계획에서 약 20% 증액한 것으로 첨단기술, 신사옥 건설, 물류·생산 거점 정비 등에 대한 투자를 통해 2만 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50개 주(州) 9000개 기업에 자금을 투입해 5G, 반도체, AI(인공지능) 등 신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미국 내 공급업체 지원, 데이터센터 확충, 설비 직접 투자와 함께 20개 주에 있는 10여 개의 애플TV+ 프로그램 제작 지원으로 콘텐츠 경쟁력도 강화한다.

신사옥 계획도 발표했다. 애플은 10억 달러를 투자해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새 사옥과 엔지니어링 허브를 짓는다. 이를 통해 머신러닝, AI,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3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낸다는 계획이다.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에서도 거점을 확장한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2018년 목표치보다 500% 늘린 5000명 이상을 채용하고 로스앤젤레스(LA) 컬버시티에서 3000명을 새로 뽑는다. 콜로라도주 볼더에서 700명, 워싱턴주와 아이오와주, 매사추세츠주에서도 각각 수백 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협력업체를 통해 중서부 인디애나주 등에서 물류 · 생산 거점도 증설한다. 애플은 이미 텍사스주 오스틴에 10억 달러를 투자해 캠퍼스를 짓고 있으며 내년에 문을 연다.

이번 신규 투자 계획은 바이든 행정부가 인프라 프로젝트 재원 마련 일환으로 기업이 외국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에 세금을 물린다고 발표한 이후 나왔다. 애플과 다른 IT 대기업들이 지난해 해외에서 올린 수익은 1000억 달러(약 111조 원)가 넘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5G, 반도체, AI 등 첨단산업에서의 일자리 창출은 더 친환경적이고 더 공평한 미래를 향한 것”이라면서 “재건의 시대에 첨단 기술 투자로 미국 혁신과 제조업 부흥에 헌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이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과 함께 헌신을 강조하고 나선 배경에 IT 기업들의 독과점 비판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9월 미 하원은 ‘디지털 시장 경쟁에 관한 조사 보고서’를 통해 IT 대기업들의 반독점 혐의를 지적하고 기업 분할 명령을 통한 시장 경쟁구조 회복을 강조했다. 이후 연방 법무부 독점금지국과 연방거래위원회(FTC)는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등을 반독점 위반 혐의로 조사해왔다.

또 기업들이 막대한 이익을 내면서도 고용에 기여하는 바가 적다는 비난 여론도 거센 만큼 애플이 대규모 투자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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