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손님 북적' 영등포뉴타운지하상가…운영사는 감사의견 거절에 소송까지

입력 2021-04-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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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사업 답보 상태…평균 공실률 높아 운영사 재정난 불가피
하나ㆍ광주은행, 롯데손보 "서울시, 영등포구 490억 원 달라" 제소

▲26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영등포뉴타운지하상가에서 시민들이 물건을 구경하고 있다. (홍인석 기자 mystic@)

26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영등포뉴타운지하상가'의 온도차는 뚜렷했다. 한쪽에서는 손님들이 물건을 만지고 가격을 확인하기 바빴지만 3분을 걸어 반대편으로 가면 텅빈 상가들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곳은 비교적 '장사가 잘 되는' 지하상가로 꼽히지만 운영사인 '주식회사 영등포뉴타운지하상가'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데 이어 정상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운영사 대주단이 상가 소유권을 가진 서울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26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주식회사 영등포뉴타운지하상가는 9년째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각각 약 3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522억 원가량 초과했으며 총부채는 약 292억 원을 기록했다.

감사를 맡은 건명공인회계사 감사반은 "회계의 계속기업전제의 사용이 적합한지에 대한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며 "임대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전략의 수립, 비용절감 등 경영개선으로 대처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나 실현가능성 및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가능성이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영등포뉴타운지하상가는 2004년 지방재정법에 따른 민자유치사업으로 '영등포시장로타리 일대 지하공간개발' 시행 계획 수립 후 사업자를 공모하고, 그해 7월 설립됐다. 이 일대에 지하상가 네 곳이 있지만 영등포뉴타운지하상가만 운영 주체가 다르다. 시설물 준공 시 서울시로 기부채납하기로 협약해 현재 소유권은 서울시가 갖고 있지만 실질 운영사는 민간회사다.

영등포뉴타운지하상가는 서울 지하상가 가운데 수익을 내는 몇 안 되는 곳이다. 지하상가 관계자 A 씨는 "이곳은 30여 개의 서울 지하상가 중 흑자를 내는 네 곳 중 한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익이 나는데도 운영회사 재정이 악화하는 것은 공실률 때문"이라며 "120개 상가 중 평균 80군데 정도만 들어오고 40개 점포는 비어있다"고 설명했다. 공실만 해결한다면 운영사의 재정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 씨에 따르면 가게가 들어선 곳은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으로 가는 통로다. 이곳이 막혀 있어 주변 점포에 사람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한다. (홍인석 기자 mystic@)

문제는 높은 공실률이 해결될 기미가 없다는 점이다. 영등포뉴타운지하상가 사업은 1단계(영등포사거리 일대)와 2단계(영등포사거리~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로 계획됐다. 하지만 2단계 사업은 추진되지 못했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뻗어 나가야 할 길이 막혀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유동인구가 적은 2단계 사업구간에 있는 점포들이 상당 부분 공실로 남아있다.

A 씨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취임한 이후 서울시에서 민간유치사업을 추진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2단계 사업이 추진되면 역까지 지하상가가 뚫릴 텐데, 그렇게 되면 공실로 남아있는 점포가 가장 좋은 위치"라고 설명했다.

운영사 재정이 날로 악화하자 대주단은 차입금을 돌려받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서울시를 상대로 실시협약 해지를 요청하고, 지급금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하나은행, 롯데손해보험, 광주은행 등 선순위 대주단은 귀책사유가 서울시와 영등포구에 있다며 2019년 491억9605만 원의 실시협약 해지에 따른 지급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영등포뉴타운지하상가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귀책사유나 해지 시 지급금의 원금과 이자 등에서 양측이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서울시와 영등포구 관계자는 모두 "소송 중인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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