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중국’, G2 갈등에도 뉴욕증시 포기 못해

입력 2021-04-25 13:44수정 2021-04-2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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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 IPO 통한 자금조달 7.4조로 전년보다 8배 급증
바이트댄스, 지정학적 우려에 IPO 보류
그러나 더 큰 유동성·개방성 등 미국 매력 여전
미국·홍콩 증시 이중 상장도 활발

중국 기업들이 주요 2개국(G2,미국·중국)의 갈등에도 올해 앞다퉈 상장하는 등 미국증시를 떠나지 않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 들어 지금까지 중국 본토와 홍콩 기업들은 미국에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총 66억 달러(약 7조4000억 원)를 조달했다. 이는 연초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8배 급증한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올해 가장 큰 중국 기업의 미국 IPO는 전자담배 제조업체 RLX테크놀로지의 16억 달러다. 소프트웨어업체 투야가 9억4700만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미·중 긴장이 완화할 조짐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중국 기업이 미국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될 수 있다는 위험도 남아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도널드 트럼프 전 정권이 세운 ‘외국회사문책법’에 따라 지난달 외국 정부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거나 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 감리를 3년 연속 통과하지 못한 기업은 뉴욕증권거래소(NYSE)나 나스닥거래소에서 퇴출할 수 있는 규정을 발효했다. 이는 사실상 알리바바그룹홀딩 등 미국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술기업을 겨냥한 것이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미국과 중국 정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사업구조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IPO를 보류했다”며 “바이트댄스는 미국이나 홍콩에 상장할 계획이지만, G2의 광범위한 갈등 분위기가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모든 위험에도 중국 기업들의 미국증시 사랑은 변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중국 기업들은 미국 IPO로 약 150억 달러를 조달했는데, 이는 전자상거래 대기업 알리바바가 250억 달러로 당시 세계 최대 IPO 기록을 세운 2014년 이후 최대 규모였다.

올해는 작년 기록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중국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디디추싱은 최근 SEC에 비밀리에 NYSE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디디추싱은 증시 상장 후 시가총액이 최대 1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트럭판 우버’로 불리는 중국 스타트업 풀트럭얼라이언스는 연내 미국 IPO로 최대 20억 달러를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블룸버그는 “미국시장은 더 큰 유동성과 폭넓은 투자자 기반, 미국 상장에 따른 투자자들의 신뢰, 중국보다 간소화한 프로세스와 적자를 초래하는 사업에 대해서도 개방적인 모습 등 여러 이유로 중국 기업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 등 글로벌 금융 허브를 놓고 경쟁하는 다른 곳들도 중국 신경제 기업들이 더 쉽게 상장할 수 있도록 규정을 변경했지만, 이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으로 가는 흐름을 막지 못했다. 다만 중국 기업들은 미국에서의 상장 폐지 위험에 대비해 홍콩에서 2차 상장에 나서고 있다. 미국과 홍콩증시 이중 상장 규모는 지난해 약 170억 달러에 달했으며 올해는 이미 80억 달러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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