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저명인사 175명, 바이든에 코로나19 백신 특허 중단 요청

입력 2021-04-1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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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바초프ㆍ올랑드 등 전 정부 수장 참여
“특허권 침해 염려 없이 복제약 생산할 수 있도록 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을 향해 말하고 있다. 워싱턴D.C./EPA연합뉴스

주요국 전 정부 수장에서부터 노벨상 수상자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저명인사 175명이 미국 정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특허권을 일시적으로 무효로 하는 조치를 촉구했다. 개발도상국들이 특허권 침해 염려 없이 복제 백신을 생산해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저명인사 175명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서한을 보내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높일 수 있도록 미국이 특허권 효력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긴급 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와 프랑수와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을 비롯한 70명의 전 세계 지도자와 조지프 스티글리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등 100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해당 서한에 서명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세계무역기구(WTO)의 웨이버(waiver) 조항은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을 끝내는데 반드시 필수적이고 중요한 조치”라면서 “백신과 관련한 노하우와 기술이 공유될 수 있도록 웨이버 조항이 백신 특허권에 적용돼야 한다”고 적었다. 웨이버 조항은 무역에서 관세 등의 의무를 일정 기간 면제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10월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WTO에 지식재산권 협정(TRIPS) 관련 조항의 일시적 면제를 제안했고, 60개국이 해당 제안을 지지했다. 전 세계에서 광범위한 백신 접종이 이뤄질 때까지 다양한 국가에서 특허 문제없이 백신 복제약을 만들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백신 개발사를 보유한 국가들은 막대한 개발비용이 투입된 만큼 특허권 면제에 반발하고 있다. 이에 현재 전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복제약 생산 기술이 있음에도 백신을 대량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대신 백신 개발사로부터 위탁받은 일부 제약사가 생산을 맡아서 한정적인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서한은 “전 세계가 주로 미국의 공공투자 덕에 이례적인 속도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들을 마주할 수 있게 됐다”면서도 “그러나 대다수는 선진국 시민과 같은 (백신 접종) 희망을 아직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계 경제가 바이러스에 취약한 상태에 머무는 한 경제는 재건될 수 없으며 미국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백신에 대한 특허권 고수는 미국이 자멸하는 행위”라면서 “이러한 인위적인 백신 공급 부족으로 미국은 올해 국내총생산(GDP)에서 1조3000억 달러(약 1453조 원)를 날릴 위기에 놓여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TRIPS 조항에 대한 효용성을 평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캐서린 타이 USTR 대표는 이날 WTO 회의에서도 "에이즈 위기 때 신설된 TRIPS 조항의 정신에 부합하기 위해 민간과 정부가 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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