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자가진단 키트 도입" 주장에…자치구는 우려 가득

입력 2021-04-1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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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구 "한 건이라도 오류 생기면 위험…책임은 우리 몫"
전문가들 "빠르게 확진자 걸러낸다" vs "민감도 낮아 위험하다"
서울시 "시범사업 시행 방법, 시기 등 중앙정부와 함께 협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진단 키트 예시. (게티이미지뱅크)

오세훈 서울시장이 '자가진단 키트 도입'을 정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촉구하자 서울 자치구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가진단 키트 민감도가 유전자 증폭 검사(PCR) 보다 떨어지는 데다 한 건이라도 오류가 생긴다면 그 책임을 자치구가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자가진단 키트 도입 시범사업 계획에 관해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검사를 원하는 사람이 편하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확도가 떨어져 도입 시 혼란이 생긴다는 위험도 있다.

자가검사 키트는 오 시장이 취임 후 주력하고 있는 사업이다. 자가진단 키트를 도입해 무증상 확진자를 먼저 찾아내면 업종별ㆍ업태별 거리두기도 차별화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자가 진단키트에서 양성이 나오면 PCR 검사로 연계하는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보조 용도로 사용하겠다는 뜻이다.

오 시장의 주장에 자치구 사이에서는 "위험도가 있는 사업"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각 구청이 감염 취약 시설 점검과 단속을 벌이고 코로나19 집단감염 발생 시 수습해야 상황에서 자가 진단키트로 오류가 발생하면 그 결과와 책임을 모두 자치구가 떠안아야 해서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자가진단 키트로 감염자를 걸러낸다 하더라도 무증상 감염자 1명을 찾아내지 못하면 감염 확산 위험이 있는 것 아니냐"며 "자가진단 키트 도입은 일부 업종 영업시간 늘리는 것을 전제로 하는데 이 역시 감염에는 위험한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김남중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 연구팀은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는 결과만으로 코로나19 감염자가 아니라고 배제하긴 어렵다"며 민감도에 한계가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PCR 검사와 비교해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는 17.5%, 특이도는 100%로 나타났다.

또 다른 자치구 관계자는 "지난해 자가진단 키트 생산 회사가 구청을 찾아와 키트를 도입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민감도가 낮아 거절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 시장이 키트를 주기적, 반복적으로 검사한다면 민감도가 높아진다고 하지만 동의하지 않는 전문가도 있다"고 덧붙였다.

엄중식 가천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페이스북에 "현미경을 사용해야 보이는 것이 돋보기로 백 번 본다고 보이겠느냐"며 반복 검사에도 민감도가 높아지지 않는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놓는 자치구도 있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정확도가 떨어지는 진단키트를 유흥업소나 노래방 출입 여부를 판단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무리"라며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손님들이 15~20분 노래방에서 기다리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자가진단 키트 도입에 관해 정부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재 보건복지부ㆍ질병관리청ㆍ식약처 등에서 자가검사 키트 사용을 위한 제반 사항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이에 발맞추겠다고 공언했다.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 자가검사 키트의 도입 방법, 적용 대상 등 세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것"이라며 "(학교 현장에서) 서울시 교육청이나 질병청 등과 협의한 뒤 합의되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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