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인가, 조정인가...NFT, 한 달 새 70% 폭락

입력 2021-04-0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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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NFT 아트워크 전용 갤러리에서 디지털 NFT아트워크를 촬영하고 있다. 뉴욕/EPA연합뉴스

"사기꾼들의 먹잇감" vs "'희소성' 증명할 수 있는 신기술"

제2의 비트코인으로 불리며 디지털 자산 돌풍을 일으킨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토큰)가격이 폭락하면서 NFT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NFT 부정론자들은 언젠가 터질 거품이 터진 것이라며 NFT는 사기 수단에 불과하다고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NFT의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평가하는 측도 있다. 이들은 최근의 급락은 일시적인 조정일 뿐이며 NFT는 지속가능성 가진 최신 기술 중 하나라고 강조한다.

최고가 거래 늘면서 NFT 관심 집중…일부서 과열 현상도

블룸버그는 3일(현지시간) NFT 시장 데이터를 집계하는 `Nonfungible.com` 자료를 인용해 이달 들어 NFT 기술을 활용한 작품 등의 평균 가격이 1400달러로, 최고점이었던 2월의 4300달러와 비교해 70%나 빠졌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NFT 가격 급락 소식을 전하면서 자산 거품 붕괴의 시작일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내놓았다.

NFT는 작품과 구매자의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해 미술품을 디지털 자산으로 바꾸는 암호화 기술을 뜻한다. 거래 기록이 자동 저장되고, 위·변조도 불가능하다.

NFT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고가에 낙찰되는 NFT가 늘어나면서다. 지난 22일 트위터의 공동 창업자 잭 도시가 작성한 ‘최초의 트윗’에 대한 소유권이 NFT 경매를 통해 약 33억 원에 낙찰됐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2분 분량의 음성 게시물을 NFT로 팔겠다고 밝혔다가 경매가가 12억 원까지 치솟았다. 머스크는 판매를 철회했지만 NFT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특히 지난달에는 뉴욕 브루클린에서 활동하는 영화감독 알렉스 말리스가 자신과 친구의 방귀 소리를 모아 만든 NFT 매물 '마스터 컬렉션'이 49만 원에 팔리기도 했다.

전문가들 "유동성 장세 끝나면 거품도 꺼질 것"

NF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크리스 윌머 피츠버그대 교수는 블룸버그에 "NFT 기술이 예술 작품을 암호화 방식으로 보호할 수 있지만, 인증 기술을 잘 모르는 비전문가들은 위조품에 속기 쉽다"며 "많은 사기꾼이 이러한 현실을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NFT 가격 급락은 이같은 우려를 더 부추기고 있다. 무엇보다 경기 회복으로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자산 가격을 뒷받침해주던 유동성이 급격히 쪼그라들면서 유동성 장세로 가격이 급등했던 NFT와 같은 블록체인 관련 상품들의 가격 거품이 터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 투자 회사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석 투자분석가 수재나 스트리터는 BBC에 "현재 NFT에 부는 열풍이 다른 대상으로 옮겨가면 NFT 자산은 순식간에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일시적 가격 조정…예술계 등 NFT에 여전히 관심"

반면 NFT의 높은 성장 가능성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최근의 가격 급락은 일시적인 조정일 뿐이라는 의견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NFT는 예술작품이나 인터넷상의 게시물 등 모든 것에 대해 ‘진품’임을 나타내는 디지털 증명서 역할을 하는 신기술"이라며 "NFT는 수 세기 동안 예술계와 기타 시장을 괴롭혀 온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또 실제 NFT 기술로 확실한 수익 창출 모델을 만든 경우도 있다. NBA 경기 장면의 NFT를 파는 ‘NBA 탑샷’은 35만명 이상의 활성 사용자와 10만명 이상의 구매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프로농구 구단인 댈러스 매버릭스의 구단주 마크 쿠바안은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NFT 시장은 향후 10년 동안 NBA의 3대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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