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2년만에 세계 8위 탈환

입력 2021-04-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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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엔 역대최대서 14.3억 줄어든 4461.3억달러
미 달러화 강세 여파, 운용수익 등 증가에 감소폭 축소

(하나은행)

외환보유액이 2년만에 세계 8위를 탈환했다. 최근 7개월 연속 사상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국내 외환보유액은 증가세를 이어간 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이후 유가하락 등에 따른 수출부진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외환보유액은 지속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3월 외환보유액은 사상최고치에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미 달러화 강세로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이 줄었기 때문이다. 다만 달러화 강세폭에 비하면 감소폭은 크지 않았다. 4300억달러를 넘는 유가증권 규모에 이자 및 운용수익 증가세가 계속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4476억달러)는 세계 8위를 기록해 한단계 상승했다. 8위를 기록한 것은 2019년 2월 이후 처음이다.

반면, 사우디는 4412억달러로 9위로 추락했다. 세계 4위 수준을 자랑하던 사우디 외환보유액 규모는 2019년 6월 러시아에 그 자리를 내 준 후, 지난해 3월엔 대만과 인도에 밀리며 5위에서 7위로 두계단이나 추락했었다. 그해 7~8월엔 7위 자리를 놓고 홍콩과 엎치락뒤치락하다, 9월부턴 8위로 주저앉았었다.

(한국은행)
1위는 3조2050억달러를 보인 중국이 차지했다. 이어 일본(1조3794억달러), 스위스(1조749억달러), 러시아(5863억달러) 순이었다. 홍콩(4957억달러)은 우리보다 한 단계 위인 7위를 기록했고, 10위는 싱가포르(3826억달러)로 1월 브라질을 제친 후 두달연속 톱10을 유지했다.

신준영 한은 외환회계팀장은 “사우디 외환보유액이 계속 줄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에 석유수출이 줄고 유가가 하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3월말 외환보유액은 전월말대비 14억3000만달러(0.3%) 감소한 4461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직전월엔 4475억6000만달러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7개월 연속 사상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기도 했었다.

신 팀장은 “ 미달러 강세 영향이 컸다. 환율영향에 기타표시 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감소했다”면서도 “달러화 강세에 비해서는 감소폭이 적었다. 외화자산 운용수익에 지속적으로 플러스가 발생하다보니 일부 상쇄된 부문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주요 6개국 통화대상 달러화지수(DXY)인 달러인덱스는 3월말기준 93.23을 기록해 전월말(90.88)보다 2.6%(한국시간 기준으론 93.30, 전월말대비 3.5%) 급등했다. 이는 2016년 11월(+3.1%) 이후 4년4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절상). 과거 달러화지수가 1% 변동할 경우 외환보유액은 20억달러를 전후로 변동해왔었다는 점과 견줘보면, 유가증권 이자 및 운용수익이 45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겠다. 같은 기간 유로화는 3.8%, 엔화는 3.7%, 호주달러화는 3.5%, 파운드화는 1.9%씩 절하됐다.

환율은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다. 3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월대비 19.30원(1.7%) 급등한 1131.02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3월 26.3원(2.2%) 상승 이후 최대 상승이다. 말일자 기준으로는 8.3원(0.7%) 오른 1131.8원을 보였다.

부문별로 보면 국채나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에 투자하는 유가증권은 36억8000만달러 감소한 4059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회원국이 출자금 납입 등으로 보유하는 IMF에 대한 교환성통화 인출권리인 IMF포지션도 2억1000만달러 감소한 46억달러를 보였다. IMF 특별인출권(SDR) 또한 7000만달러 축소된 35억1000달러를 나타냈다.

반면, 해외 중앙은행이나 주요 글로벌은행에 보관해 둔 현금성 예치금은 25억4000만달러 증가한 272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금은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달러(104.4톤)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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