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택배기사 병에 소변 눴다” 트윗 조롱 후 사과

입력 2021-04-0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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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처우 비판에 조롱 섞인 반박 트윗 올렸다가 역풍
노조 결성 찬반 투표 결과 이르면 이번주 나올 듯

▲아마존 앨라배마주 베서머 창고에서 노조 결성 찬반 투표가 진행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투표를 독려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베서머/AP뉴시스.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배달기사에 대한 회사의 열악한 처우에 대한 비판을 조롱으로 맞받아쳤다가 역풍을 맞았다. 회사는 곧바로 사과에 나섰지만, 미국 내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의 마크 포칸 미국 하원의원은 지난달 24일 “아마존 택배 노동자들이 시간당 15달러(약 1만6900원)의 임금을 받으며, 화장실 갈 시간이 없어 트럭에서 빈 병에 오줌을 누고 있다“는 트위터 트윗을 올리면서 아마존에 근로조건 개선을 촉구했다.

아마존 택배기사들은 시골 지역에서 화장실을 찾기 힘들 경우, 이 같은 방법으로 생리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그나마 있던 공중화장실마저도 폐쇄된 곳이 많아지면서 이 같은 상황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비판에 아마존은 트위터를 통해 “빈 병에 오줌을 누는 것을 정말로 믿는 것이냐”라며 “그것이 사실이라면 아무도 아마존에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관련 증언이 잇따라 나오면서 아마존에 대한 비판이 거세졌다. 여기에 미국 탐사 보도 전문매체 인터셉트는 아마존 경영진이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내부 문서를 입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궁지에 몰리자 아마존은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 성명을 내놨다.

아마존은 성명을 내고 “해당 트윗 내용은 정확하지 않았으며 배송 기사를 고려하지 않고 화장실이 갖춰져 있는 주문 처리센터만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열악한 업무 환경에 대해 “업계 전반에 걸친 문제이며 코로나19로 공중화장실이 폐쇄되면서 이러한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트윗 논란은 아마존 첫 노조 결성 투표 결과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파문을 일으켰다. 지난달 30일 아마존의 앨라배마주 베서머 창고에서는 5800명 노동자의 노조 결성 찬반 투표가 치러졌다. 개표 결과는 이르면 이번 주 내로 발표된다. 베세머 창고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방역 조치 미흡, 열악한 노동조건 등 불만을 제기하다가 지난해 7월부터 노조 설립을 추진해왔다. 투표 결과 노조가 결성되면 지난 27년간 무노조로 운영되던 아마존에 첫 노조가 생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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