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모더나 등 도입 물량·시기 확정 안 돼…현재 확보량으론 계획대로 접종 어려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급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자국 공급을 우선해 수출을 중단하는 국가가 늘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러시아·중국산 백신을 수입해 수급 불안에 대응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4일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에 따르면, 2분기 도입이 확정된 백신 물량은 최소 769만8500명분(1539만7000회분)이다. 제약사와 개별계약 물량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 5월 100만 명분, 6월 250만 명분이 들어오고, 화이자 백신은 4월 50만 명분, 5월 87만5000명분, 6월 162만5000명분이 들어온다. 여기에 국제 백신공급기구인 코백스 퍼실러티(Covax Facility)를 통해서도 두 백신이 일부 공급된다.
하지만 상반기 1차 접종대상인 1200만 명에게 접종하기에는 부족한 물량이다. 2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얀센, 노바백스, 모더나 백신 도입이 예정돼 있었으나, 2분기에 접어든 현재까지도 도입 물량·시기가 확정되지 않았다. 그나마 노바백스 백신은 미국 노바백스사와 국내 SK바이오사이언스 간 백신기술 도입계약(기술 라이선스인)에 따라 국내에서 생산된다. 원재료만 무리 없이 공급된다면 생산량 전량을 국내에 공급할 수 있다. 다만 노바백스사가 원재료 부족을 이유로 유럽연합(EU)과 백신 공급계약 체결을 연기한 점이 국내 생산에도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선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스푸트니크Ⅴ’ 백신과 중국의 ‘시노팜’ 백신을 대안으로 들여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용호 무소속 의원은 1일 논평에서 “흰 백신이건 검은 백신이건 코로나19만 잘 잡으면 된다”며 “집단면역을 위해서라면 러시아산 백신이면 어떻고 중국산 백신이면 어떤가. 안전성과 효능에 문제가 없다면 국내 도입을 못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백신은 방역당국에서도 대체 백신 중 하나로 검토 중이다. 앞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러시아 스푸트니크 백신 관련해서는 변이라거나 공급의 이슈, 이런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추가 백신에 대한 확보 필요성, 그리고 내용에 대해서는 계속 검토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산 백신에 대해선 방역당국은 물론, 전문가들도 신중론을 펴고 있다. 임상시험 결과가 나온 러시아 백신과 달리, 중국 백신은 안전성·효과성에 대한 근거가 불충분해서다. 시노팜 백신을 공급받은 일부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부담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