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영선 “박원순 피해자 원하는 방식으로 사과하겠다”

입력 2021-04-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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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의 마음으로 일상 회복에 최선
LH사태발 공무원 투기 재발 방지
3단계 감시 체게로 특혜ㆍ비리 단죄
"공정ㆍ정의 살아있는 서울 만들 것"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후보가 30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 집중유세에서 손을 귀에 대고 지지자들의 환호를 듣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는 초조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1일부터 시작된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깜깜이 선거’ 직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20%포인트 이상 격차를 보여서다.

1일 공개된 뉴시스 의뢰 리얼미터 여론조사상 박 후보 지지율은 36%에 그쳐 57.5%의 오 후보에게 크게 밀렸다.

선거 직전까지도 득표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데에는 여권을 향한 대형악재들이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 땅 투기 사태가 방아쇠가 돼 쏟아져 나오는 공직자 부동산 투기, 그리고 이번 재보궐의 발생 원인인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이다.

이런 악재들에 대해 박 후보는 2일 이투데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피하지 않고 해결 의지를 보였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에 한해선 LH보다도 치명적인 박 전 시장 사건에 관해, 피해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과를 전하고 용서받고 싶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피해여성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그리고 용서받고 싶다’는 제 입장, 변함없다”며 “다만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반성은 피해자를 최대한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피해자가 원하시는 방식으로 꼭 사과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반성하고 성찰하는 마음으로 피해자의 일상을 회복시키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전 시장 피해자는 지난달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의 2차 가해를 토로한 적이 있다.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나온 요구는 자신을 ‘피해호소인’이라 불러 논란을 일으킨 남인순 의원 등에 대한 처벌이다. 그는 “저를 피해호소인이라 명명했던 의원들이 직접 제게 사과하도록 박 후보께서 따끔하게 혼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피해자를 만날 의향이 있는지, 또 어떤 조치를 하거나 당에 건의할 게 있나’라는 본지의 서면질문에 박 후보가 ‘피해자가 원하는 방식’이라고 답변했다는 점에서 선거 이후에 구체적인 조치에 나선다는 의중이 읽힌다.

다만 박 후보는 박 전 시장의 시정에 대해선 호평했다. 그는 “보궐선거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실망하신 시민들께 거듭 사과드린다”면서도 “박 전 시장은 시민 중심 행정을 했던 복지행정·생활형 시장이었다. 서울의 장기플랜을 완수하지 못했는데 이 부분을 좀 더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후보가 30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 집중유세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또 다른 악재인 LH사태에 대해선 재발방지 구상을 밝혔다. 박 후보는 “공무원의 부당한 사익추구 행위와 불법 투기, 특혜·비리는 단죄돼야 마땅하다”며 “서울시장이 되면 서울시-유관기관-민간을 아우르는 3단계 감사 시스템을 구축해 투기·불공정과 단호하게 절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 내곡동 ‘셀프보상’ 의혹을 언급하며 “공직자가 내부정보를 이용하거나 의사결정을 통해 경제적 부당이득을 취하는 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범죄”라며 “서울시에 이런 일이 다신 발도 못 붙이도록 가장 단호하고 확실하고 강력하게 대처해 공정과 정의가 살아있는 서울을 만들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인용된 여론조사는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6명 대상 30~31일간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표본오차로 진행됐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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