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황은 2012년에 SEC의 제재 받은 적 있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월가를 발칵 뒤집어놓은 아케고스캐피탈매니지먼트(이하 아케고스) 의 대규모 레버리지 거래에 대한 예비 조사에 착수했다고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SEC는 최근 패밀리 오피스 아케고스와 관련한 조사에 착수했다. SEC가 시장에 큰 혼란을 일으킨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조사에 착수하는 것은 일반적이다. 다만 이번 조사가 아케고스 사태 관계자들의 불법 행위 혐의를 특정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케고스는 지난달 26일 레버리지를 통해 투자한 일부 종목의 주가가 급락하자 마진콜에 내몰렸고,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주식을 담보로 잡고 있던 은행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블록딜 방식으로 주식을 팔았다. 해당 물량이 개장 전은 물론 장중에도 시장에 쏟아지자 비아콤CBS와 바이두, 텐센트뮤직 등 해당 종목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 증시가 요동쳤다. 이렇게 블록딜 형태로 당일 나온 주식은 300억 달러(약 33조8130억 원)어치가 넘었다.
이 여파에 아케고스에 거래를 중개하고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진 크레디트스위스(CS)와 노무라홀딩스는 막대한 손실에 직면하게 됐다.
아케고스를 이끄는 한국계 펀드매니저 빌 황은 2012년에도 SEC의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다. 당시 헤지펀드 ‘타이거아시아매니지먼트’를 운영하면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중국 은행주를 거래한 혐의가 적발돼 검찰로부터 6000만 달러 이상의 벌금형을 부과받고 운용이익을 몰수당했다. SEC는 이와 함께 그가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아 자산을 운용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이번 아케고스 사태는 감독 당국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SEC는 지난해 4월 황 씨에게 부과됐던 투자 활동 관련 일부 제한 조치를 해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빌 황이 패밀리오피스의 특성을 활용해 자신의 포지션을 공개하지 않고 투자은행으로부터 레버리지를 일으켜 수백억 달러 규모로 주식 투자를 했다. 패밀리오피스는 외부로부터 자금을 받아 투자하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공시 의무가 사실상 없다.
한편 이와 관련해 아케고스 측은 답변하지 않았다. SEC 대변인도 논평을 거부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